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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재윤이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한 뒤 소식이 끊겼다.
2023-2024 KBO리그 FA 시장은 불펜 시장이다. KBO에 FA 자격을 신청하고 승인을 받은 19명의 선수 중 순수 불펜이 7명이다. 전체의 3분의 1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장민재를 불펜 투수로 분류하면 8명이다.
7명의 순수 불펜 중 최대어 김재윤만 삼성과 4년 58억원에 계약했다. 주권, 홍건희(이상 A등급), 함덕주(B등급), 김대우, 오승환, 임창민(이상 C등급)은 여전히 FA 시장에 있다. 한국시리즈가 예년보다 늦게 끝나면서 FA 시장도 상대적으로 늦게 개장하긴 했다. 그럼에도 FA 시장이 예년보다 더디게 흘러가는 느낌인 건 분명하다.
FA 시장이 11월19일에 열리자마자 4명의 FA가 계약했고, 지난주에는 양석환만 추가로 둥지를 찾았다. 사실상 FA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얼어붙었다는 얘기다. 구단들이 FA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해 지르고 퍼줄 때는 확실하게 지르고 퍼준다. 그러나 아니라고 생각하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FA는 정가가 아닌 시장가가 지배하지만, 구단들의 객관적인 스탠스는 인정해야 한다.
단순히 특정 구간의 기록만 맹신하지도 않는다. 김재윤은 포스트시즌서 부진했다. 그러나 삼성은 그보다 지난 3년간 꾸준히 30세이브를 따낸 과정과 장점을 더 높게 평가했다. 나이와 별개로 신체능력이 좋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사실 불펜투수는 전통적으로 FA 시장에서 대접을 못 받았다.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FA 자격을 얻을 정도로 성적을 냈다면 그만큼 그동안 많이 던졌고, 앞으로 그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 과거 투수 FA 사례에서 많이 확인됐다. 선발투수 FA도 실패 사례가 많은데, 하물며 피로도가 더 높은 불펜 FA는 말할 것도 없다는 인식이 크다. 그래서 FA 계약으로만 123억원을 벌어들인 정우람(한화 이글스)는 대단한 케이스다. 심지어 정우람은 꾸준했다.
냉정히 볼 때, 시장에 있는 6명의 FA도 불안요소가 있다. 주권은 올 시즌 성적이 갑자기 뚝 떨어졌고, 함덕주는 올 시즌 부활했지만, 이게 애버리지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주춤했다. 홍건희와 김대우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5.10, 5.75이며, 오승환과 임창민은 41세, 38세라는 것 자체가 리스크라는 시각이 많다.
그래도 이들은 FA 자격을 갖출 정도로 성실하게 마운드에 올랐고, 기량을 증명해왔다. 기술적 장점도 확실한 투수들이다. 이들의 원 소속구단이 충분히 시간을 두고 계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승환의 경우 삼성과 교감을 이뤘다는 얘기는 꾸준히 들린다. 함덕주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신분조회라는 변수가 있다.
FA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지배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주도권은 구단으로 점점 이동하게 돼있다. 이 또한 시장가다. 선수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내년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1일. 이후에는 개인훈련을 감수하고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 아직 2개월의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에이전트들이 밀당을 펼칠 시간은 있다. 이번 FA 시장을 통해 불펜투수에 대한 구단들의 객관적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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