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지 말고 천천히"…124승 레전드의 조언, '169⅓이닝' 삼성 '토종 에이스' 휴식 철저 [MD논현동]

[마이데일리 = 논현동 김건호 기자] 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다음 시즌 목표를 내비쳤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시즌 회복도 중요하다.

원태인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열린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공동 제정한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면역칸 에스상을 수상했다.

'면역칸 에스상'은 그라운드에서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원태인은 올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7승 7패 150이닝 102탈삼진 평균자책점 3.2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7을 마크했다.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17회나 기록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난 원태인은 "5년 만에 처음 왔다. 영광스럽기도 했고 내년에는 더 좋은 상을 받기 위해 오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원태인은 바쁜 시간을 보냈다.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10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도쿄에서 개최된 카넥스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까지 세 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규시즌 150이닝을 포함해 WBC 4⅓이닝, 아시안게임 10이닝, APBC 5이닝 총 169⅓이닝을 소화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확실하게 휴식할 필요가 있다.

원태인은 "휴식에 중점을 많이 두고 있다. 휴식과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집에서 계속 쉬고 있다"며 "운동은 이번주 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많이 지친 상태여서 정말 쉬고 싶었다. 시즌이 많이 길어서 푹 쉰 것 같다"고 밝혔다.

원태인은 올해 마지막 등판이었던 APBC 조별리그 최종전 대만과의 맞대결에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는 "(힘든) 내색할 수도 없고 마지막에 큰 경기에 또 나가게 됐다. 그래서 잘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잘 마무리했다. 내년까지 잘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코치진 교체를 단행했다. 정민태 투수코치, 이진영 타격코치, 1군 총괄 정연창 트레이닝 코치, 정대현 퓨처스 감독, 강영식 퓨처스 투수코치, 퓨처스 총괄 김지훈 트레이닝 코치가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정민태 코치는 1992시즌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해 현대 유니콘스,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하며 KBO리그 통산 124승을 거둔 전설이다.

원태인이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정민태 코치도 알고 있다. 충분한 휴식을 줘 원태인을 관리하겠다는 생각이다. 원태인은 "(비시즌 준비를) 늘 하던 대로 할 것 같지만, 캐치볼 하는 시기와 공 던지는 시기만 조금 늦출 것 같다. 정민태 코치님도 캠프 때 저한테 맞춰줄 테니까 너무 급하게 하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부분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몸을)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정민태 코치님께서) 내년에 무리는 절대 시키지 않으실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너무 많이 던진 것도 알고 있으니 그만큼 관리해 줄 생각 있으니까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배려해 주셨다. 감사하다"며 "캐치볼 하는 시기나 투구하는 시기를 잘 짜서 코치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숨 가쁜 한 시즌을 달린 원태인은 이제 2024시즌을 준비한다. 다음 시즌 목표는 올 시즌보다 더 많은 이닝 소화와 더 많은 QS다. 물론, 두 자릿수 승리도 다시 도전한다.

원태인은 "올해 10승 못 한 것이 좀 많이 아쉽다. 다시 10승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올해 QS를 개인 커리어 중 가장 많이 했다. 내년에 하나라도 더 하고 싶다"며 "아시안게임 때도 그렇고 APBC도 출전했다. (정규시즌) 150이닝을 채우긴 했지만, 솔직히 더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보다 더 많은 이닝 그리고 QS도 더 많이 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논현동=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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