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는 두려움이 많은 타자라서…”
손아섭(35, NC 다이노스)이 올 시즌 타격왕과 최다안타왕을 석권하는데 강정호(36)의 도움이 컸다는 사연은 유명하다. 지난 1월 미국 LA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하는 강정호를 찾아가 스윙 매커니즘을 수정한 게 올 시즌 맹활약의 원동력이었다.
강정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정호_King Kang을 통해 좋은 지도자의 자세와 자질에 대해 얘기하면서 손아섭 얘기를 꺼냈다. 강정호는 “킹캉스쿨 1호 애제자 손아섭이 2관왕을 달성했다. 앞으로도 승승장구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강정호는 손아섭의 2022시즌 부진에 대해 “작년엔 탑(손 위치)이 너무 높았고 손목을 너무 많이 썼다. 그러다 보니 잡아당기는 타구가 많았다. 타이밍이 늦으면 파울이 나왔고 빠르면 땅볼이 나왔다. 면을 길게 가져가는 연습을 했다”라고 했다.
공이 날아올 때 스윙의 면이 넓어야 맞힐 확률도 높아지고, 안타가 될 확률도 높아진다. 탑 위치 조정과 타이밍 조정은 필수였다. 그리고 스윙 궤도의 수정도 필요했다. 그래야 타이밍이 조금 늦어도 방망이 끝에 맞아 밀어치게 돼 좌측으로 안타가 나온다는 얘기.
결국 올 시즌 손아섭은 예년의 모습을 회복했다. 타율 0.339에 187안타를 생산했다. 강정호는 “공이 맞는 면이 많을 수 있게, 길게 갈 수 있게 연습해야 안타가 많이 나온다. 실제로 안타가 많이 나왔다”라고 했다.
그런 손아섭은 내년엔 20홈런을 치고 싶은 듯하다. 실제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던 2017년 20홈런, 2018년 26홈런을 때린 경험이 있다. 강정호는 “홈런을 20개 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너는 두려움이 많은 타자라서 변화가 쉽지 않다’고 했다. '20홈런을 치려면 네가 갖고 있는 안타와 애버리지를 조금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할 수 있으면 도전하라'고 했다"라고 했다.
애버리지가 높으면, 홈런 대량 생산도 충분히 가능하다. 홈런도 히팅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돼야 나올 확률이 높다. 많은 변화구가 타자를 괴롭히는 시대에 히팅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될수록 애버리지도 덜 나온다. 그렇다고 손아섭이 20홈런을 친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다. 힘이 떨어지는 타자도 아니다.
강정호도 애버리지형 타자의 2~30홈런 타자로의 변신은 케이스 별로 다르지만 불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신인 시절 타격 연습을 하다 홈런을 쳤다. 그랬더니 타격코치님이 ‘너 홈런 20개 칠 수 있어’ 이러더라. 못 친다고 하니 짧게 잡고 안타만 치라고 하셨다. 그런데 나중에 나도 힘이 붙어서 홈런 20개, 40개도 쳤다. 나는 선수의 잠재력을 빨리 판단하지 않는다. 누구나 홈런 20개 칠 수 있고, 가능성은 있다”라고 했다.
오히려 강정호는 손아섭의 내년 LA 합류가 올해보다 늦다고 우려했다. NC는 내년 2월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그런데 NC는 1월 중순 팀 미팅 행사(시무식)가 있다. 손아섭은 주장으로서 팀 행사에 참석한 뒤 LA로 향할 계획을 잡았다.
강정호는 웃으며 “이 친구가 거만해졌는지 1월 중순에 온다고 하더라. 2월부터 스프링캠프인데, 1월 중순에 와서 뭘 바꾸겠냐고 한 소리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래도 이 친구 팀 상황상 빠질 수 없다고 하니 이해해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보름간 속성과외를 예고했다. 강정호는 “시간이 짧긴 하다. 15일간 어떻게 본인의 것으로 만들지 걱정되긴 한다”라고 했다. 손아섭 특유의 노력과 끈기가 빛을 발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 올 겨울도 손아섭의 방망이는 바쁘게 돌아갈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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