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곽명동의 씨네톡]
김성수 감독은 영화 ‘서울의 봄’ GV(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 왜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담았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우리 영화 다음에 ‘노량’이 바로 이어서 개봉하니 많이 보러 가달라는 뜻으로 넣었다”고 센스 있게 답했다. 그가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이어진 영화 촬영 중에 ‘노량:죽음의 바다’ 보다 ‘서울의 봄’이 먼저 개봉하리라고는 예상할 수 없었을 터. 그의 답변은 한국영화를 더 많이 사랑해 달라는 뜻으로 들렸다.
실제 ‘서울의 봄’과 ‘노량:죽음의 바다’는 ‘나라를 지키려는’ 이순신 장군의 테마로 이어졌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극중에서 이태신(정우성 분)은 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광(황정민 분) 일당에 맞선다. 이태신이라는 이름도 실존인물이었던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과 이순신 장군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태신이 수경사의 군인들을 있는대로 다 끌어모아 전두광 일당을 진압하러 가는 길에 김성수 감독은 광화문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보여준다. 반란세력을 끝까지 제압하겠다는 이태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진압군과 반란군의 대립은 영화 ‘한산’의 대사를 떠올리게 만든다. ‘한산’에서 “이 전쟁은 무엇을 위한 싸움이냐”는 왜군의 질문에 이순신은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고 답한다. 이태신은 ‘의’이고, 전두광은 ‘불의’가 아니겠는가.
‘불의’와 싸웠던 이순신은 ‘노량:죽음의 바다’에서 왜군을 끝까지 쫓아가 섬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렇게 적들을 살려보내서는 올바로 이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선언한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적의 숨통을 끊기 위해 ‘죽음의 바다’를 지킨다. ‘불의’에 맞서 ‘의’를 세우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한 이태신과 이순신은 ‘참군인’이라는 점에서 하나다. ‘노량:죽음의 바다’가 끝나면 이순신의 북소리가 귓가를 맴돌고, 가슴을 울리게 될 것이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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