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른 셀린 송 감독이 소회를 밝혔다.
지난 6일 화상으로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을 만났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과 해성(유태오)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 한국적인 정서를 깊이 있게 담아낸 각본으로 전 세계 언론과 평단,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셀린 송 감독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직접 각본을 쓴 영화감독 데뷔작이다. 셀린 송 감독은 과거 한석규, 최민식 주연의 영화 '넘버 3'(1997) 등을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기도 하다.
특히 '패스트 라이브즈'는 영화계 최고 권위의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작품상과 각본상(original screenplay) 후보에 올랐다. 한국계 감독의 영화가 복수로 후보에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패스트 라이브즈'는 이미 열린 다수의 영화제에서 시선을 끌었던 바.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제76회 미국 감독조합상 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패스트 라이브즈'로 크게 주목 받고 있는 셀린 송 감독은 "솔직히 믿기 어려운 영광이다. 아카데미가 1년 후까지 관심 가져주시고 투표해 주셔서 노미네이트돼서 너무 영광스럽다"며 "특히 놀라운 건 데뷔작인데, 이렇게 돼서 영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정말 영광이고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개인적인 영화다. 제가 한국 사람인 부분도 있고, 미국 사람인 부분도 있고 캐나다로 유학 가서 캐나다 사람인 부분도 있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쓰게 됐다. 어린 시절 배워 지금 이렇게 쓸 수 있는 한국어라든지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국이라는 배경과 한국어라는, 한국이라는 많은 이야기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자전적인 이야기라서 한국을 많이 하게 됐는데, 이걸 계기로 해서 한국에 돌아와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되고 영화에 대해 두고 온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며 "(영화를 본) 모든 사람들이 인연이라는 말을 알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이 영화 깊이 속에 한국적이고, 철학이나 이데올로기 같은 것도 한국적인 게 깊이 들어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일어난 게 제 자전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 안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를 통해 '인연'이라는 단어를 알리고 있는 셀린 송 감독은 "영화에 있는 콘셉트다. 한국에는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이 세상에 대부분의 사람은 '인연'이라는 말을 모른다. 한국 관객들이 아닌 사람들이 '인연'이라는 말을 느끼고 이해하는 모습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인이 아닌 관객들에게 '연인'을 어떻게 이해시켰는지 묻자 그는 "'인연'이라는 걸 모르는 미국 남자한테 코리안 아메리칸인 배우가 설명해 주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본 사람들은 인연이라는 게 뭔지 설명을 듣게 된다"며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즐거움을 다들 느끼고, 한국 사람이 아닌 분들이 그 단어를 쓴다. 저한테 '한국 사람이 아니지만 '패스트 라이브즈'를 통해 '인연'이라는 단어를 배워서 매일매일 쓴다. 그 단어를 많이 생각하게 됐다'는 말을 들을 때 되게 좋다"고 이야기하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인 송능한 감독의 조언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너무 자랑스러워하셨고, 그냥 너무 좋아하셨다"며 "온 가족이 너무 신나고 좋아하셨다. 그냥 좋고 행복하고 자랑스럽고 그러운 것 같다. 특별한 얘기를 하고 싶은데 (그게 전부다)"라고 했다.
"한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고 계시고 배급사 분들도 전세계적으로 서포트해 주셔서 감사하고 꿈만 같아요. 이런 얘기를 한국 관객들한테 보여드리는 게 긴장되기도 하는데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빨리 한국에 가서 관객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잘 모르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봐주실지 긴장되고 설레요."
한편,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노한빈 기자 beanhan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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