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해트트릭'은 없었다! '역대급' 참사에 고개 숙인 클린스만호[2023아시안컵]

한국, 요르단에 막혀 결승 진출 실패
6경기 2승 3무 1패로 마무리

황희찬. /게티이미지코리아
황희찬.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재성(오른쪽).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재성(오른쪽).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세 번째 기적은 찾아오지 않았다. 클린스만호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전진을 결승 문턱에서 멈췄다. '중동의 복병' 요르단에 덜미를 잡히며 결승행 초대권을 받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E조에 속했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팀들과 묶여 조 선두가 무난해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달랐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바레인과 첫 승부에서 동점을 허용하는 등 꽤 고전한 끝에 이강인의 멀티골 활약으로 3-1로 승리를 거뒀다.

요르단과 2차전에서 위기를 맞았다. 손흥민의 이른 시간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요르단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역전을 당했다. 후반전 맹추격전을 벌여 추가시간에 상대 자책골로 간신히 2-2로 비겼다. 김판곤 감독이 지휘한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도 고전했다. 말레이시아 선수들의 투혼에 밀려 3-3 무승부에 그쳤다. 결국 조별리그 성적 1승 2무를 기록하며 2승 1패의 바레인에 조 선두를 내주고 2위에 랭크됐다.

토너먼트 전망이 밝지 않았으나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하며 연속해서 기적을 연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0-1로 끌려가다 후반 54분 조규성의 헤더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연장전까지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앞서며 승전고를 울렸다. 호주와 8강전에서도 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0-1로 뒤지다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전에서 손흥민의 프리킥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올렸다.

7일(한국 시각) 준결승전에서 18일 만에 요르단과 다시 만났다. 우승후보들을 연파한 클린스만호가 요르단의 돌풍을 잠재우고 결승 고지를 밟은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완벽하게 밀리며 0-2로 완패했다. 김민재가 빠진 수비는 구멍투성이였고, 중원 자원들은 치명적인 패스를 범하는 등 충격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공격은 유효슈팅을 단 하나도 때리지 못하며 작아졌다.

'기적 해트트릭'은 끝내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전과 달리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는 0-1로 뒤진 상황에서 더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며 추가 실점하고 완전히 무너졌다. 우승후보들을 상대로 전열을 가다듬고 추격전을 벌여 승부를 뒤집은 저력을 요르단전에서는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 후반부까지 상대 역습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역대급' 참사다. 한국이 아시아 무대에서 유효슈팅을 단 한 번도 날리지 못하고 패한 건 기억에 없다. 16강전과 8강전에서 연속 연장전 승부를 펼쳤고, 수비의 핵심 김민재가 빠졌다고 하더라도 이런 허무한 패배를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홈과 다름 없는 중동 지역에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큰힘을 얻은 요르단 앞에서 완전히 작아지고 만 태극전사들이다.

한국이 탈락하면서 이번 대회 결승전은 중동 팀 맞대결로 벌어지게 됐다. 한국을 꺾은 요르단과 카타르-이란의 준결승전 승자가 11을 결승전을 치른다. 카타르와 이란은 8일 준결승전을 벌인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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