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캔버라(호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이 60개, (최)원준이 40개는 할 것 같고, 저는…30개는 해야죠.”
올 시즌 KIA 타이거즈가 정상권 전력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가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으로 이어지는 육상부 3인방의 정상 가동 기대감이다. 이들은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착실하게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야구혁명이 벌어진다. 개막전부터 스트라이크/볼 자동판정 시스템이 실시되고, 베이스 크기가 커지면서 누상간의 거리가 약간 줄어든다. 피치클락과 견제구 횟수 제한 도입도 시간문제다. 이래저래 기동력 야구의 시대가 돌아올 태세다.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은 주전으로 풀타임을 뛸 정도로 공수주를 갖춘 선수들이다. 때문에 이들이 9~2번 타순에서 출루하고 뛰면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 김선빈으로 이어질 3~6번 타순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실제 전반기 막판과 후반기 초반 완전체 타선이 구축됐을 때 다른 팀들이 상당히 경계했다.
작년에는 부상이 풀타임 꿈을 앗아갔다. 박찬호의 9월12일 대구 삼성전 헤드퍼스트슬라이딩에 의한 손목 분쇄골절, 최원준의 종아리 부상, 김도영의 중족골 골절과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까지.
박찬호는 130경기서 30도루에 도루성공률 78.9%, 김도영은 84경기서 25도루에 도루성공률 86.2%, 최원준은 67경기서 13도루에 도루성공률 72.2%. 올 시즌에는 동반 풀타임을 노린다. 김도영이 오키나와에서부터 방망이를 잡을 예정이고 개막전 정상출전이 불투명한 게 변수이긴 하지만, 작년처럼 장기 결장은 피할 수 있고, 피해야 한다.
박찬호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3인방의 예상 도루 숫자를 130개로 잡았다. 그는 “김도영 60개, 최원준이 적어도 30개는 가능할 것 같고, 40개까지 할 수 있다. 나는 뭐, 그래도 30개는 할 수 있죠”라고 했다.
박찬호의 발언이 현실화되면 초대박이다. 2023시즌 팀 도루 2위 두산 베어스의 전체 개수가 133개였기 때문이다. LG 트윈스가 166개로 1위였다. KIA는 122개로 3위. 아무래도 올 시즌은 리그 전체적으로 도루 숫자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도 특정 3인방의 130도루라면, 그 팀의 공격력이 대폭발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런데 이 얘기를 들은 최원준이 반론을 제기했다. 최원준은 “찬호 형이나 도영이는 4~50도루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2~30개 정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내가 찬호 형이나 도영이처럼 빠른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실제 박찬호는 40도루 한 차례, 30도루 두 차례의 경험이 있는 준족이다. 김도영도 운동능력을 앞세운 폭발적 주력이 리그 최고 수준이다. 풀타임을 뛰면 정말 많은 도루가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사실 최원준도 40도루 한 차례에 30도루 두 차례로 만만찮다. 그러나 최원준은 자신을 낮췄다.
결정적으로 최원준은 박찬호와 김도영과 자신이 다른 입장이라고 했다. 박찬호와 김도영은 주전 유격수, 주전 3루수라는 확실한 자기 자리가 있지만, 자신은 외야 복귀만 확정됐을 뿐, 풀타임 주전 출전을 확신할 수 없는 입지라고 봤다.
최원준은 “우리 팀 외야에 좋은 선수가 많다. 일단 경기에 많이 나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올 시즌 최원준은 상무 입대 전처럼 중견수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좌익수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
만약 최원준이 작년처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으면 이창진, 고종욱, 김석환, 박정우 등 후발주자들이 치고 올라올 가능성은 있다. 반면 유격수와 3루수는 박찬호, 김도영이 빠지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최원준의 말이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대신 최원준이 주전으로 못 나갈 일이 생기면 그만큼 KIA 기동력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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