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핵타선의 운명이 ‘최초 100타점 유격수’에게…타격코치 짬바 13년, 이범호 감독은 안정을 택했다

KIA 홍세완 타격코치/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걸 내일 감독님과 얘기해보려고 한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만난 KIA 타이거즈 심재학 단장은 이렇게 말했다. 공석이 된 타격코치 한 자리에 대한 논의를 의미했다. 14일 캔버라에 입성해 그날 밤 코칭스태프 회동에 참석했지만, 미처 이 얘기까지 할 시간은 없었다고 했다.

타자들의 타격을 지켜보는 홍세완 타격코치/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그리고 심재학 단장과 이범호 감독의 논의는 하루면 충분했다. KIA는 16일 이범호 감독 선임에 의한 타격코치 공석을 메우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신 2023시즌부터 이범호 감독과 함께 1군 타격파트를 이끌어온 홍세완(46) 코치가 계속 애써준다고 덧붙였다.

결국 KIA는 김종국 전 감독 사태 이후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이 단 한 명, 다름 아닌 이범호 감독이다. 이범호 감독을 제외하면 진갑용 수석코치 이하 모든 코칭스태프가 그대로 본래 역할을 수행한다. 구단도, 이범호 감독도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사실 구단은 이범호 감독이 타격코치 추가영입을 요청하면 움직일 여지를 두긴 했다. 심재학 단장은 되도록 이범호 감독의 뜻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기존 홍세완 타격코치에게 힘을 실어준 건 전적으로 이범호 감독의 의중이다.

이범호 감독으로선 홍세완 코치에게 믿음을 주면서 코칭스태프 전체에 ‘이 체제로 가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자연스럽게 신임 감독과 코치들의 관계가 끈끈해질 계기를 마련했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코치들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전공이 아닌 투수 파트에선 정재훈, 이동걸 코치의 의중을 최대한 수용할 뜻을 드러냈다.

결국 올 시즌 KIA 타선의 운명은 유격수 최초 100타점 기록자, 원조 공격형 유격수 홍세완 코치의 손으로 넘어갔다. 홍세완 코치는 2003년 타율 0.290 22홈런 100타점으로 전성기를 열어젖혔으나 이후 2010년 은퇴할 때까지 단 한 시즌도 100경기 이상 못 나갔다. 부상이 잦았다.

그러나 2011년 코치로 변신한 뒤에는 개근이다. 친정 KIA에서 1~2군, 재활군을 오가며 꾸준히 타격 파트를 맡아왔다. 이범호 감독이 KIA에서 현역으로 뛸 때도 타격코치였다. 2020년과 2021년 잠시 SSG 랜더스에 다녀왔으나 2022년 복귀했다.

이범호 감독이 2022년부터 1군 타격을 맡으면서 홍세완 코치는 2군 타격에 집중했다. 2023시즌 초반에도 그랬다. 그러나 4월18일 부산 롯데전부터 1군에 합류해 이범호 코치와 함께 사실상 풀타임 1군 타격코치로 일했다. 작년 1년간 1군 타자들과 충분히 호흡했기 때문에, 올 시즌 홀로 메인 코치를 맡는 데 전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홍세완 코치는 40대 중반이지만 코치 경력은 상당하다. 이번 캔버라 캠프에선 이우성, 변우혁, 오선우의 1루 수비훈련도 진행하는 등 ‘멀티’ 능력을 뽐냈다. 실제 SK 와이번스 시절 잠시 수비 파트를 맡기도 했다.

1루수들의 수비까지 지도하는 홍세완 코치/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nag@mydaily.co.kr

올해 KIA 타선은 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1루만 제외하면 주전은 정해진 상태다. 홍세완 코치로선 기존 주전들, 특히 베테랑의 경우 관리만 잘 해주면 될 듯하다. 단, KIA는 백업 야수들의 타격이 주전들과 차이가 큰 편이다. 특히 캔버라 캠프를 소화 중인 박민, 윤도현, 정해원, 박정우 등 저연차 야수들의 성장이 지상과제다. KIA가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되기 위한 뼈대를 다지는 작업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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