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게티이미지코리아
위르겐 클린스만./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은 어떻게 됐든 한국 대표팀에서 쫓겨났다. 우린 더 이상 그를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정몽규는 계속 봐야 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10시부터 축구협회 주요 임원진을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과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원하는 지도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정서가 국민들에게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감독 교체 결단을 내렸다”고 브리핑했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27일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된 후 약 1년 만에 한국과 이별을 하게 됐다. 그동안 논란을 일으켰던 전술적인 능력 결여, 재택 근무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최악의 모습으로 비판에 직면했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충격적인 언행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귀국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은 "요르단 경기 전까지 13경기 동안 무패를 기록했다. 대회 4강까지 진출했다. 실패라고 말하기 어렵다. 4강에 진출했다는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우리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고 밝혔다.
또한 클린스만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후폭풍이 한창 달아오르던 시점이던 10일 비밀리에 미국으로 출국했다. 설 연휴 직후에는 축구협회에서 아시안컵을 돌아보는 분석 회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새빨간 거짓말'로 모두를 속이며 자신의 집으로 도망쳤다.
대회 중에는 선수단 내 갈등 소식까지 전해지며 선수단 장악에도 실패했다. 요르단과 4강전 경기를 앞두고 주장이었던 손흥민과 이강인이 충돌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손흥민은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다. 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더는 지지할 이유가 없어졌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하루 전 회의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소식을 접한 정몽규 회장은 다음날 임원진을 소집해 마무리 회의를 진행하며 최종적으로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축구 팬들의 비판은 클린스만 감독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대한축구협회와 총책임자인 정몽규 회장도 팬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전날 축구회관 앞에서는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까지 진행이 됐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팬들과 국민께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다. 수장으로서 저와 축구협회에 가해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죄드린다. 빠르게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와 위원장을 선임해 후임 선임 과정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사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연임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4연임 제한을 제안했다. 당시 대한체육회와 문체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것이 답변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을 연임을 할 생각이 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댔다.
또한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여러 오해가 있다.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마찬가지로 같은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벤투 감독의 경우에도 1순위 후보와 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면서 다른 후보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61명에서 23명으로 좁혀졌고 최종적으로는 뮐러 위원장이 5명을 정했다. 후보들을 모두 인터뷰했고 1, 2순위가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적으로 클린스만이 선임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자신은 회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성적 부진을 이유를 모두 감독 탓으로 돌렸다.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을 찾았다. 정작 대한축구협회 최고 수장인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보지 않았다. 지금이 책임지고 사퇴할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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