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무슨 말이지?' 클린스만, 고향 독일에서 재택근무 이유 밝혔는데..."LA에서 평양으로 가는 비행기가 거의 없어서"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로스앤젤레스에서 평양으로 가는 항공편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독일 매체 'taz'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위르겐 클린스만과 인터뷰를 전했다. 클린스만은 "내가 너무 미국화됐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했다. 요즘 직장인들은 대부분 재택근무를 한다. 출근 시간은 더 이상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10시부터 축구협회 주요 임원진을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하루 전 회의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27일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된 후 약 1년 만에 한국과 이별을 하게 됐다. 그동안 논란을 일으켰던 전술적인 능력 결여, 외유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최악의 모습으로 비판을 받으며 경질됐다.

'클린스만호'는 시작부터 어긋났다. 부임 직후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여론이 좋지 않자 자신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클린스만은 기자회견에서 전술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반대로 물어보고 싶다. 어떠한 축구를 하길 원하느냐"라고 비상식적인 반문을 내놨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취임 당시 '한국에 상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틈만 나면 미국으로 날아가 자신의 집에서 '재택근무'를 했다. 심지어 클린스만의 요청으로 축구협회는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까지 폐지했다. 이렇게 클린스만 자신의 입맛에 모든 것을 맞춰주기를 바랬다.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클린스만호'가 무너진 결정적인 계기였다.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초호화' 멤버를 갖고 매 경기 졸전을 거듭했고, 결국 요르단과 4강전에서 0-2로 패배해 탈락했다.

태도도 문제가 됐다.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두고 "골이 많이 터져 재밌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요르단과 4강전이 끝난 뒤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울고 있을 때 박수를 치며 '허허실실' 웃는 등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 입국하고 나서도 클린스만은 "13경기 동안 무패를 기록했다. 대회 4강까지 진출했다. 실패라고 말하기 어렵다. 4강에 진출했다는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우리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입국 기자회견에서 충격적인 발언으로 축구 팬들의 울분이 가시기도 전에 10일 비밀리에 자신의 집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하며 다시 한번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대회 도중에는 이강인과 손흥민이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의 경질을 결정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과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원하는 지도 능력을 보여주지 못해 감독 교체 결단을 내렸다”고 브리핑했다.

클린스만은 경질 이후 taz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taz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불어넣은 것에 만족한다'고 전한 클린스만에게 질문하자 그는 "나는 그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심판이 90분 만에 휘슬을 불었다는 것은 우리 팀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택근무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taz가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다른 이유를 묻자 그는 "내가 가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로스앤젤레스에서 평양으로 가는 항공편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taz가 당황하며 "평양은 북한에 있다"고 말하자 클린스만은 "네, 그래서?"라고 되물었다. 

taz는 "당신은 한국의 코치였다. 한반도는 두 나라로 나뉘어 있다"고 덧붙이자 클린스만은 "독일인으로서 분단 국가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게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서쪽과 동쪽으로 나뉘든,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든 정신적으로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동문서답을 이어갔다. 

한국 대표팀 다음으로 어느 팀의 감독직을 맡고 싶냐는 질문에 클린스만은 "바이에른 뮌헨을 맡고 싶다"며 "나는 뮌헨 감독을 맡았을 때 팀원들에게 자신을 믿는 마음가짐을 심어줬다. 마치 테드 래소처럼"이라고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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