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원은 가장 먼저 협상" 코리안 몬스터의 한화 복귀, 손혁 단장이 밝힌 8년 계약의 이유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류현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류현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시절의 류현진./마이데일리
한화 이글스 시절의 류현진./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금액은 가장 먼저 협상이 됐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류현진은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첫 시즌부터 다승(18승)-평균자책점(2.23)-탈삼진(204개)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류현진은 신인왕과 함께 MVP 타이틀을 품에 안았고, 7시즌 동안 무려 98승 52패 평균자책점 2.80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기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데뷔 첫 시즌부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남기며 연착륙에 성공,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앞둔 2019시즌에는 29경기에 나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활약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당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면서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저스에서만 6시즌을 뛰며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긴 류현진은 FA를 바탕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약 1065억원)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고, 이적 첫 시즌 12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을 기록,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랭크되는 등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5년 어깨 관절 와순 파열로 인해 수술대에 오른데 이어 2022년에는 토미존 수술을 받는 등 미국에서의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류현진은 토론토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던 지난 2022년 2승 무패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하던 중 토미존 수술대에 올랐다. 이로 인해 다시 한번 1년 이상의 긴 공백기를 갖게 됐는데, 지난해 8월 마운드로 돌아오는데 성공했고, 11경기에 나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한 뒤 다시 한번 FA 자격을 갖췄다.

한화 이글스 시절의 류현진./마이데일리
한화 이글스 시절의 류현진./마이데일리

류현진이 FA 자격을 얻은 당시 가장 먼저 거론되기 시작했던 이적설은 '친정' 한화 복귀였다. 이는 류현진이 빅리그에 진출할 당시에 했던 '약속' 때문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한화 복귀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메이저리그 잔류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류현진은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복수 구단과 연결고리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을 둘러싼 분위기는 최근 급격하게 바뀌었다. 류현진이 토론토에 있던 짐을 모두 한국으로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것처럼 보였던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손혁 단장 또한 "(류)현진이와 친해서 10년 동안 자주 전화 통화를 해왔다. 그리고 가벼운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됐다"며 "최근 분위기가 바뀐 것은 맞다. 당연히 긍정적인 쪽이다.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은 어쨌든 (복귀) 확률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원론적인 대답만 이어오던 것과는 분명 다른 뉘앙스였다. 그리고 지난 20일 류현진의 한화행 보도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까지 언급이 되기도. 그리고 이틀이 지난 22일 마침내 공식 발표가 이루어졌다. 세부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새로운 행선지와 계약을 물색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8년 동안 총액 170억원을 받을 수 있는 계약이다. 줄곧 류현진과 연락을 취하면서 언제든 영입할 준비를 해왔던 한화 프런트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마이데일리
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마이데일리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류현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류현진./한화 이글스

류현진의 계약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후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손혁 단장은 "너무 기쁘다. 너무나 좋은 선수가 와줘서 기쁘다"고 함박미소를 지었다. 이어 "미국 쪽에서도 금액과 계약 기간에서 좋은 제안들이 있었더라. 하지만 류현진이 건강할 때 한화로 오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미국 잔류를 포기하고 한화로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복귀와 관련된 보도가 나온 뒤 이틀씩이나 시간이 걸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손혁 단장은 170억원의 금액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실 기사가 빠르게 나오면서 계약이 길어진 것 같지만, 사실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금액은 가장 먼저 협상이 된 부분"이라며 "계약 과정에서도 류현진이 금액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이야기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이날 8년 170억원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곰탈여우' 양의지의 4+2년 총액 152억원, 김광현의 4년 151억원을 가볍게 따돌렸다. 한화가 류현진을 얼마나 애틋하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8년이라는 기간을 제안한 이유는 무엇일까. 손혁 단장은 "너무나 좋은 선수라 오래 데리고 있고 싶었다"고 활짝 웃었다.

손혁 단장은 류현진이 한화를 넘어 KBO리그를 상징하는 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8년을 제안했다. 그는 "오승환 선수가 올해 2년 계약을 했는데,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류현진의 6~7년차와 겹치더라. 그리고 1~2년을 더 뛰면 송진우 선배의 기록을 넘을 수 있다. 지금도 류현진은 상징적인 선수지만, 영원히 한화를 상징하는 선수가 한화에서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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