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이 뽑은 '숨은 MVP'...'선수들의 특별한 이벤트', 배경 판 설치하고 인터뷰까지' [유진형의 현장 1mm]

동료들이 인정한 수훈 선수, 인터뷰는 우리가 해줄께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V리그 남자부 사상 첫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이 리버스 스윕승을 거두며 고공 질주를 하고 있다.

그런데 승리한 선수들이 직접 배경 판을 만들고 인터뷰까지 하는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왜 이런 이벤트를 했을까.

그야말로 짜릿한 승리였다.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는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경기 전부터 많은 배구 팬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소문난 잔치만큼 볼거리도 다양했다.

양 팀은 경기 시작부터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였고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희비를 가른 것은 범실이었다. 1세트 대한항공은 8개의 범실로 앞서 나갈 수 있는 찬스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그리고 2세트에는 잇세이의 공격이 폭발하며 우리카드가 또 다시 승리했다.

하지만 3세트부터 대한항공이 달라졌다. 한선수 대신 투입된 유광우 세터의 현란한 토스가 우리카드 블로커들을 흔들었고 정지석 대신 투입된 정한용이 폭발했다. 3세트를 잡으며 분위기를 탄 대한항공은 4세트까지 잡았고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도 엎치락뒤치락하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었다. 대한항공은 뎁스의 차이에서 오는 주전들의 체력 안배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며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결국 대한항공은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6-28 23-25 25-19 25-17 15-12)로 신승을 거두며 리버스 스윕을 맛봤다.

대한항공 승리 후 수훈 선수 인터뷰는 이날 경기 분위기를 바꾼 유광우 세터가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뽑은 MVP는 따로 있었다. 바로 리베로 정성민이었다. 이날 정성민은 2세트 초반 리베로 오은렬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교체 투입되었지만 제 몫을 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성민은 리시브 효율 72.73%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대한항공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승리 후 동료들은 정성민이 고마웠고 아쉽게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지 못한 그를 위해 수건으로 배경 판을 만들고 카메라를 보며 자체 인터뷰까지 하며 즐거운 추억을 선물했다. 동료들의 특별한 축하를 받은 정성민도 기뻐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한편 올 시즌 대한항공은 오은렬과 정성민, 더블 리베로 체제로 시즌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오은렬은 올 시즌 리시브 효율 부문 리그 2위(50.56%)에 올라있고, 정성민은 세트당 디그 11위 (1.59개), 디그 성공률 74.31%로 대한항공의 수비를 이끌고 있다. 대한항공은 두 명의 탄탄한 리베로와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가 크지 않는 두터운 뎁스, 그리고 외국인 선수에게만 공격을 의존하지 않는 적절한 공격 분배로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더 강력한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경기 후 동료들의 수훈 선수 인터뷰 이벤트를 받은 정성민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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