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축구협회의 추악한 제 식구 감싸기'…'심판 임원'이 갑질했는데, '심판평가관' 출전정지 3개월 징계! 임원 자리 유지+솜방망이 최소 징계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의 '추악한 제 식구 감싸기'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지난해 8월 축구협회 심판 임원 A가 후배 심판 B에게 갑질 및 폭언을 했다. 욕설과 함께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짓누르는 발언을 했다. 폭언을 한 이유는 B가 A의 전화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B는 A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A는 사과를 받아주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아니 인성도 안된 사람이 어떻게 프로 심판을 보는 거야. 너는 나를 우습게 보고 있지. 우습게 보고 있잖아 지금. 이 XX야, 우습게 보니 전화를 씹고, 안 받고 그러는 거지. 프로 심판들 중에 전화 안 받고 XX하는 놈들이 있어. 나는 그렇게밖에 못 느껴. 너희들이 개선하려면 1년, 2년, 한 10년은 해야 개선이 될 거야, 내 마음을 돌리려면은. 야. 나를 우습게 봐. 이것들이, 이 XX들 진짜. 오냐오냐해 주니까. 그렇게 한 번 해봐. 해보자고. 내가 있는 한은 내가 내 권한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테니까 걱정들 하지 마시고. 나를 우습게 보지 말고. 야이 X 아우 진짜 너 몇 년생이라 그랬지? 야 인마, 우리 아들이 OO년 생이야 인마 알았어?"

B는 정신적인 상처를 받았다. 그런 폭언을 듣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더 이상 심판 생활을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

A의 폭언 피해자는 B 한 명이 아니었다. 지난해 7월 무릎 수술을 받아 다리를 간혹 절뚝거리는 후배 심판 C에게 A는 "장애 아니야?"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10월 A는 득남을 앞둔 후배 D에게 "너의 아들은 실패한 인생이네"라고 내뱉었다.

B는 이 사건을 지난해 12월 축구협회 공정위원회에 제소했고, 공정위원회는 약 2달이 지난 15일 열렸다. 징계가 결정됐다.

A는 '출전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A는 축구협회 임원으로, 심판평가관의 일도 함께 하고 있는데, 심판평가관 출전정지 3개월 징계를 받은 것이다. 이것이 축구협회의 '제 식구 감싸기의 민낯'이다.

이 사건은 심판평가관과 후배 심판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심판 임원과 후배 심판 사이에 일어난 사건이다. 심판 임원이 후배 심판의 배정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다 발생한 사태다. 심판 임원이 "내가 있는 한은 내가 내 권한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테니까 걱정들 하지 마시고"라고 갑질을 했다.

이 사건이 심판평가관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그런데 왜 징계는 심판 임원이 아닌 심판평가관에게 내리는가. 심판 임원에 징계를 내려야 하는 것이 맞다. 심판평가관 출전정지로 인해 그는 3개월 동안 심판평가관을 하지 못한다. 대신 심판 임원의 자리, 막강한 권력의 자리는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징계 수준도 가장 낮은 솜방망이 징계다. 공정위원회 징계 규정을 보면 폭언·모욕·위협 행위에 해당하는 언어폭력(욕설·비속어·조롱·공격적인 언어 등을 통해 상대방에게 분노를 표출해 모욕·위협·수치심을 유발하는 자극적 표현 등)이 있다.

공정위원회가 적용한 규정은 언어폭력 행위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경우, 기타 이에 준하는 경미한 경우, '3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출전정지 또는 3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자격정지'다.

축구협회는 이 사태를 우발적인 사건, 경미한 사건으로 바라봤고, 그것도 최소 징계인 3개월 출전정지를 결정했다. B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B 사건을 포함해 C와 D의 사태도 언론에 보도됐지만, 우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언어폭력 행위가 상습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1년 이상 3년 이하의 자격정지'가 주어진다.

인권침해(정당한 휴식권·학습권·수업권 등 침해) 및 괴롭힘(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하여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대한 징계 조항도 있다.

괴롭힘 행위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경우, 그밖에 이에 준하는 경미한 경우는 '6개월 이하의 출전정지 또는 6개월 이하의 자격정지', 괴롭힘 행위가 상습적으로 발생한 경우는 '6개월 이상 2년 이하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공정위원회는 징계가 더 낮은 언어폭력을 선택했다. 즉 폭언만 인정을 한 것이고, 갑질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한 행위'라고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A 역시 "내가 갑질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출전정지와 자격정지는 차원이 다른 징계다.

자격정지는 일정 기간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정지하며, 해당 기간 동안 등록이 불가하다. 자격정지의 징계를 받은 사람은 징계 만료 시까지 선수·지도자·심판·선수관리담당자·단체 임원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할 수 없다.

출전정지는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은 유지되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일정 기간 또는 일정 경기수의 출전을 정지시키는 것을 뜻한다.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은 사람은 징계 만료 시까지 축구협회 및 관계단체에서 개최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A는 심판 임원으로서 자격정지가 아닌 심판평가관으로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심판 임원으로 계속 일할 수 있는 이유다. 심판 임원이 아들뻘 후배에게 갑질하고 폭언을 한 이 사태에 대한 징계가 심판평가관의 징계로 결론이 났다.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징계를 수용할 수 있겠는가. 축구협회는 공정위원회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상벌위원회를 공개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무엇이 무서워서 공개를 하지 않는가.

축구협회가 자신들이 내린 징계 결정을 공개하지 않고, 뒤로 숨기니 이런 징계가 나오는 것이다. 한국 축구 팬들을 무시하고, 기만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국 축구 구성원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심판 사진(위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 대한축구협회]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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