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가 대한축구협회의 무능함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K리그 감독 선임에 대해 반대 성명서를 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6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의 성적 부진을 포함한 여러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후임 감독 선임 체제에 돌입했고 정해성 대회운영장을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1일 1차 전력강화회를 진행했고 감독 선임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국내와 해외 감독 모두 열려있지만 3월에 월드컵 예선 2경기를 준비하고 선수단을 파악해야 하기에 국내 감독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임시로 2경기만 맡을 감독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어 정식 감독 선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와 해외 감독 모두 가능한 상황이라고 언급하긴 했지만 전력강화위원회는 차기 사령탑에 대한 방향성을 ‘국내 감독에게 정식 감독을 맡긴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당장 3월에 A매치가 있기에 선수 파악 시간이 부족하고, 감독들도 임시로 맡을 가능성이 적다는 단편적인 이유로 벌써부터 정식 감독을 선임하려 한다.
K리그 감독들도 후보에 올랐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 FC서울 김기동 감독 등이 유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규정상으로도 대한축구협회가 밀어붙일 수 있다. 전력강화위원회 등을 통해 적임자로 낙점된 감독이 현직 K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어도 해당 구단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대표팀에 보내야 한다.
여기에 울산 공식 서포터즈 처용전사가 반대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대한축구협회의 무능함을 규탄한다. 협회 졸속 행정의 책임을 더 이상 K리그에 전가하지 마라"라며 "처용전사는 다수의 매체로 보도된 '대한축구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협회는 최근 한국 축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오롯이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 전북 현대의 사령탑이었던 최강희 감독을 예시로 들었다. 지난 2011년 12월 한국 대표팀의 감독을 맡았던 조광래가 경질되고 대한축구협회는 후임 사령탑으로 최강희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을 선임했지만 계약기간은 정하지 않았다는 무능력 행정의 극치를 보여줬고 K리그 최고의 지도자를 자신들의 방패로 삼았다.
처용전사는 "협회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비 당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K리그 현역 감독이던 최강희 감독을 방패로 내세워 표면적인 문제 해결에만 급급했으며 그 결과는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축구 팬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지금 협회는 지난날의 과오를 반복해 또 한 번 K리그 팬들에게 상처를 남기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한번 K리그 감독을 잃을 위기에서 처용전사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들은 "처용전사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성명한다. K리그는 더 이상 협회의 결정대로만 따라야 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들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가 만들어 낸 노력의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더 이상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본 사태를 해결하길 바란다. 또한 처용전사는 리그 현역 감독의 선임 논의 자체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위해 어떠한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덧붙였다.
[울산 HD 공식 서포터즈 처용전사 성명문,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처용전사 인스타그램, 대한축구협회]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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