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외친 류현진, 몸 상태도 문제 NO…'LG 킬러→21승 수확' 개막전 출격 가능할까? [MD인천공항]

한화 이글스 류현진./마이데일리
한화 이글스 류현진./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KBO리그에 몸담고 있던 시절 'LG 킬러'라고 불릴 정도로 LG 트윈스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던 류현진이 개막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류현진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선수단과 합류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화로 복귀가 확정된 이후 처음 취재진 앞에 선 류현진은 "우승"을 외쳤다.

류현진은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데뷔 첫 시즌부터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류현진은 다승(18승)-평균자책점(2.23)-탈삼진(204개)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 이를 바탕으로 생애 단 한 번 밖에 품지 못하는 신인왕으로 선정, 정규시즌 MVP 타이틀까지 품에 안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류현진의 화려한 커리어의 시작에 불과했다.

류현진은 2007년 무려 211이닝을 먹어치우며 17승 7패 평균자책점 2.94로 활약했고, 데뷔 2년차 징크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후에도 승승장구의 길을 걸은 류현진은 한화에서만 7시즌을 뛰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긴 뒤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들겼다. 그리고 류현진은 "한화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며 본격 빅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한화에 몸담고 있던 시절과 달리 메이저리그 생활은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류현진은 2015년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부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고, 2022시즌에는 전완근(팔뚝) 부상에 시달린 끝에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기도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류현진이 남긴 커리어는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류현진은 다저스에서만 126경기에 등판해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라는 매우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2019년의 활약은 경이적이었다.

류현진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앞둔 2019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82이닝을 소화,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내셔널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해당됐고, 기세를 몰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랭크됐다. 그리고 FA를 통해 4년 8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르기도. 류현진은 토미존 수술로 인해 2022~2023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지난해 8월 부상을 털어내고 마운드로 복귀, 1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었다.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류현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류현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시절의 류현진./마이데일리
한화 이글스 시절의 류현진./마이데일리

류현진이 FA 시장에 나온 직후 가장 먼저 예상 행선지로 거론된 구단은 한화였다. 류현진이 빅리그 무대를 밟을 때 했었던 '약속' 때문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귀국 인터뷰에서 한화로 복귀에 대한 약속을 유효하다면서도, 메이저리그 잔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비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선발 자원이 필요한 복수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류현진의 최종 행선지는 빅리그 잔류가 아닌 한화였다.

한화는 류현진이 FA 자격을 얻게 되자 미국 현지 계약 상황을 지켜보며 물 밑에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1월 중순부터는 박찬혁 대표이사가 본격 협상 모드로 전환할 시점이라 판단을 내리고 류현진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해 구체적인 협상을 주도했다. 복귀 여부는 전적으로 류현진의 결정에 달려 있었지만, 상황만 가능하다면 언제라도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다. 그 결과 류현진과 8년 170억(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이라는 KBO리그 역대 최장기간은 물론 최고 몸값을 경신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류현진은 계약 직후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한화로 복귀한 배경을 밝혔다. 그리고 23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바로 류현진이 복수 구단으로부터 다년 계약을 제시받았지만, 이를 스스로 포기했던 것.

류현진은 오프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시간이 빨리 지나가더라"고 미소를 지으며 "다년 계약 이야기도 있었고, 충분한 1년 대우도 있었다. 다년 계약을 수락하게 되면 '건강할 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계약을 수락했다면 40세가 됐을 것이다. 그래서 다년계약을 강력하게 거부했다. 최대 1년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빅리그에 잔류했더라도,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1년만 뛰고 한화로 돌아올 생각이었던 셈이다.

이어 류현진은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이었고,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었다. 미국으로 가기 전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그 부분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서 굉장히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한화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류현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류현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시절의 류현진./마이데일리
한화 이글스 시절의 류현진./마이데일리

KBO리그에서는 트리플크라운과 신인왕에 이어 MVP, 메이저리그에서는 전체 평균자책점 1위, 양대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 선정, 올스타 1회(2019), 월드시리즈(WS) 무대까지 밟아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류현진의 커리어에 없는 것이 있다면, 단 한 가지다. 바로 '우승'이라는 타이틀이다. 한화와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류현진은 단 한 번도 '왕좌'에 올라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류현진은 계약 후 첫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외쳤다.

류현진은 목표에 대한 질문에 "일단 포스트시즌은 나가야 한다. 베테랑 선수들도 많이 영입이 됐고, 올해 신·구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것 같다. 작년에 어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올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가졌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은 진출해야 한다"며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 외에는 목표가 없다. 12년 만에 돌아오게 됐는데, 한화가 꼭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계약 역사를 새롭게 쓰는 등 화려하게 복귀한 만큼 이제 류현진을 둘러싼 관심은 개막전 선발 등판이다. 올해 한화의 개막전 맞대결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 류현진은 KBO리그에 있던 시절 LG에게 매우 강했다. KBO리그 통산 98승 중 무려 21승을 LG를 상대로 수확했다. 그리고 한 경기 최다 탈삼진(17K)의 희생양 또한 LG였다. 그야말로 'LG 킬러'가 아닐 수 없다. 당시와 선수 구성이 다르지만, 특정 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이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이를 잘 아는 만큼 염경엽 감독도 경계심을 드러내는 중.

지난 시즌에는 토미존 수술을 받은 직후였던 만큼 이전보다 구속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몸 상태가 매우 좋은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류현진이 2024년 한화의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는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 작년에도 복귀 후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현재 실내에서 65구까지 투구수를 끌어올렸다. 지금 시기에 65구면 생각보다 많이 던진 것이다. 아무래도 토미존 수술을 하면 2~3년차 때가 가장 팔이 편안하다. 그래서 순조롭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며 직접적으로 개막전 선발 등판을 희망하지는 않았지만,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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