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볼배합을 스스로 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최원태(27, LG 트윈스)를 희생해서 얻어온 카드는 ‘제2의 이정후’ 이주형만 있는 게 아니다. 당시 2024년 LG의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도 받아왔다. 키움은 1라운드 8순위로 서울고를 졸업한 우완 전준표(19)를 뽑았다.
키움은 2023 신인드래프트서 포수를 집중적으로 뽑았다. 그리고 2024 드래프트서는 공 빠른 투수 위주로 집중적으로 뽑았다. 2023 드래프트서 김동헌이란 보물을 건졌고, 2024 드래프트서 LG로부터 전준표를 선물 받았다.
전준표는 140km대 후반에서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그리고 안정감 있는 커맨드가 돋보인다. 투구 폼도 부드러운 편이다. 키움은 전준표가 구위형 우완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선택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 대외 첫 연습경기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27일 대만 핑둥 CTBC 파크. 전준표는 2-1로 앞선 7회말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단 10개의 공으로 ‘순삭’했다.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 한 개를 뽑아냈다. 이후 상대의 1루 방면 기습번트가 너무 강해 1루수 임지열이 아웃카운트를 쉽게 올렸고, 3루수 고영우의 호수비로 이닝을 마쳤다. 스트라이크 6개, 볼 4개를 던졌다.
이 경기를 키움 공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캐스터에 따르면, 전준표는 2군 캠프에 있다가 최근 1군 캠프에 합류했다. 그 이유를 보여줬다. 떨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발휘했다는 게 중요하다. 도망가는 투구가 전혀 없었던 게 고무적이다.
전준표는 구단을 통해 “솔직히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엔 많이 긴장했다. 그런데 막상 올라가니 긴장보다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코치님과 선배님들도 있는 그대로만 던지라고 해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었다. 등판 자체도 좋았지만, 결과가 좋게 나와 더 기쁘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전준표는 “볼 배합을 스스로 했다.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아야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했다. 전체적으로 공이 원하는대로 들어갔고 결과도 좋아 만족스럽다. 다치지 않고 캠프를 잘 마치는 게 목표다. 시범경기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키움 1군 마운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당장 토종 3~5선발이 비었고, 불펜도 준비된 투수는 누구든 환영이다. 마운드에서 계산된 전력이 부족한 단점이 있는 반면, 신인에게 동기부여가 제대로 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장점도 있다. 전준표가 제대로 사고를 칠 수 있는 환경이다. 키움이 받은 최원태의 선물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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