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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스트라이크인데…그냥 치자.”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KBO리그보다 수준 높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략에 일정 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160km대 강속구를 경험해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정후 특유의 ‘미친 컨택’이 결국 샌프란시스코의 1억1300만달러(약 1510억원) 투자 이유를 증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MBC스포츠플러스 양준혁 해설위원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양신 양준혁’을 통해 이정후의 지난 시즌 초반 타격 폼 변화 및 실패 이유에 대해 자세히 밝힌 적이 있다. 이론상 더 빠른 공을 치기 위해 히팅포인트를 더 앞으로 두고, 그를 위해 방망이를 든 팔을 내려 히팅포인트까지 더 빨리 가져가야 하는 건 말이 된다고 했다.
단, 양준혁 위원은 그럴 경우 그만큼 상체가 들려 홈플레이트에서 변화가 심한 공을 공략하는데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오히려 양준혁 위원은 이정후가 본래의 타격폼으로 승부할 것을 권유했다. 본래의 폼으로 더 강하게 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이정후의 성공을 기원했다.
실제 이정후는 지난 시즌 중반에 예년의 폼으로 돌아갔고,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리고 일단 메이저리그에서도 고유의 자세로 부딪혀볼 계획이다. 그런 측면에서 28일(이하 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데뷔전 우전안타는 고무적이었다.
이정후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 경기서 1번 중견수로 나섰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시애틀 우완 조지 커비에게 2스트라이크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그러나 3구를 멋지게 잡아당겨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몸쪽으로 파고드는 코스였으나 정확하게 공략했다.
이정후는 MLB.com에 “커비는 굉장히 잘 알려진 투수다. 2스트라이크를 먹었는데, ‘그냥 치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와 KBO리그 투수들의 공은 패스트볼 차이도 차이지만, 변화구 구속 차를 극복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첫 안타는 변형 패스트볼을 공략한 결과로 보인다. 이정후의 컨택이 얼마나 빼어 난지 알 수 있었다. 이제 1경기를 치렀고, 더 많은 표본이 쌓여야 하겠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한 경기였다. 밥 멜빈 감독은 “데뷔가 조금 늦어졌는데,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득점하는 모습이 꽤 좋아 보였다”라고 했다.
한편으로 미국 언론들은 이정후의 발목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발목 신전지대 부상과 수술, 재활 후 첫 실전이었기 때문이다. 멜빈 감독은 “그는 확실히 스피드를 어느 정도 갖고 있다. 발목 부상을 당한 작년에는 좀 더 조심하길 바랐다. 그는 스피드가 있기 때문에 우린 그가 뭘 할 수 있을지 알아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정후가 데뷔전부터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팬들을 사로잡았다. MLB.com은 “이정후가 커비의 빠른 공을 오른쪽 측면으로 튕겨내자 참석한 6418명의 팬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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