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게, 서로 알아가는 시간” 한국인은 ‘밥정’이 무섭다…공룡들의 특별한 식사토크, 그날 투손의 밤은 뜨거웠다

NC 외야수들/NC 다이노스 
NC 외야수들/NC 다이노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 위치에서 당연히 챙겨야 할 부분을 챙겼을 뿐이다.”

NC 다이노스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만 1달 넘게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최근 베스트 멤버로 LG 트윈스의 1.5군~2군급 멤버들과 맞붙다 지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3월23일 개막하는 정규시즌 준비의 일환이다.

NC 투수들/NC 다이노스 
NC 투수들/NC 다이노스 

타지에서의 훈련과 생활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선수들이 쉬는 날 삼삼오오 식사를 하는 모습은 스프링캠프의 익숙한 풍경이다. 그런데 NC의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눈에 띄는 건 각 파트별로 ‘해쳐 모여’를 한다는 점이다.

똑같이 밥 먹고, 사람 사는 얘기도 하고 그럴 것이다. 꼭 ‘어떤 야구를 하자’라고 생각하고 뭉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민우 주도로 내야수들의 ‘식사 토크’ 역시 결국은 야구 얘기로 이어졌다. NC라는 이름으로, 야구를 더 잘 하기 위해 갖는 시간이었다.

28일(이하 한국시각) 구단에 따르면 외야수들, 투수들도 따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지난 23일 저녁에 외야수들이 먼저 만났다. 주장 손아섭을 중심으로 진행했으며, 비용은 전액 손아섭이 부담했다. 박건우, 권희동, 천재환, 박영빈, 송승환, 박시원, 박한결이 뭉쳤다.

손아섭은 “이번 시즌 목표를 향해 잘해내자는 의미로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내 위치에서 당연히 챙겨야 할 부분을 챙겼을 뿐이다. CAMP 2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모두가 끝까지 집중해서 잘해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말은 이렇게 했지만 받아들이는 후배들은 당연히 고마울 뿐이다. 박시원은 “CAMP 2 막바지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에 손아섭 주장이 함께 의미 있는 식사자리를 마련해줘 힘을 낼 수 있었다. 야구 이야기만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나누며 선수들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CAMP 2 마지막까지 집중하며 다가오는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준 손아섭 주장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하루 뒤인 24일 저녁에는 투수들이 의기투합했다. 구단에 따르면 다니엘 카스타노, 카일 하트 등 두 외국인투수가 주도했다. 보통 이런 자리를 외국인선수가 주도하는 게 흔하지 않은데, 두 투수의 새로운 팀에서의 의지가 대단하다.

구단에 따르면 식사 장소는 카스타노가 직접 추천한 인근 레스토랑이었다. 식사 비용도 두 선수가 나눠 부담했다. 참여 인원은 이용찬, 임정호, 이재학, 류진욱, 김재열, 서의태, 최성영, 김태현, 박주현, 김시훈, 신민혁, 송명기, 김영규, 이준호, 임형원, 한재승, 이용준, 신영우, 카스타노, 하트.

카스타노는 “미국에서 활동할 때도 동일 포지션 선수들이 함께 식사하며 단합하는 시간이 있었다. NC에서도 이렇게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이들과 함께할 이번 시즌이 기대된다”라고 했다.

하트는 “야구장이 아닌 밖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더 깊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라 뜻 깊었다. 앞으로 함께 시즌을 이끌어갈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한 자리였기에 단순한 식사자리 그 이상이었다”라고 했다.

이재학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투수들이 단합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카스타노와 하트 두 외국인선수가 먼저 자리를 마련해줬다. 두 선수는 평소에도 한국 문화를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고 팀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노력한다. 팀 구성원으로서 두 선수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크다. 한국에 들어가면 우리가 두 선수에게 맛있는 한국 음식을 대접할 계획이다. 팀원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돼 좋았다”라고 했다.

NC 내야수들/NC 다이노스
NC 내야수들/NC 다이노스

한국인들은 ‘밥정’이 무섭다. 함께 밥 먹으며 정 들고 친해진다는 의미다. 야구는 개인스포츠지만 팀 스포츠이기도 하다. NC 외국인선수들도 한국의 ‘밥정’을 실감했을 것이다. NC가 그렇게 그라운드 밖에서도 케미스트리를 다졌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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