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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It's Go time'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은 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1이닝 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까지 기록하며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23시즌을 치르는 내내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고우석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신분조회는 빅리그 구단이 특정 선수에게 관심이 있을 때 하는 절차로 반드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우석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이 있었다는 것은 KBO리그 최고의 클로저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이 있다는 증거였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신분 조회 요청이 들어오자,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었다. '친정' LG 트윈스에 빅리그 도전 의사를 드러낸 것. 지난해 무려 29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LG는 고심 끝에 고우석의 도전을 허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고우석에 대한 수요는 크지 않았고,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등에 비해 고우석을 주목하지 않았다.
포스팅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나날을 보내던 고우석의 계약 소식이 들려온 것은 포스팅이 마감되기 직전이었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이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전한 것. 고우석은 급히 샌디에이고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빠르게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 마침내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0억원), 2026시즌의 경우 300만 달러(약 40억원)의 뮤추얼(상호동의)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LG와 약속했던 금액에 못 미쳤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우석의 도전에 힘을 실었다.
고우석은 입단 직후부터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200세이브의 마쓰이 유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알버트 수아레즈의 동생인 로버트 수아레즈,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영입한 완디 페랄타와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마무리 후보를 거론할 때 고우석의 이름을 빼놓았지만, 이후 인터뷰에서 고우석 또한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뒷문을 지키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문을 열어뒀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 개막전으로 인해 다른 구단들과 달리 시범경기 일정을 빠르게 시작했다. 따라서 고우석 또한 시범경기 초반부터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는데, 시간이 흘러도 고우석이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1일 드디어 첫 선을 보일 기회가 찾아왔고, 고우석은 허리 부상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마쓰이 유키 못지 않은 임팩트를 선보였다.
고우석은 5-3으로 샌디에이고가 근소하게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첫 등판. 고우석의 투구는 시작부터 강렬했다. 고우석은 선두타자 타일러 소더스트롬을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출발했다. 그리고 두 번째 타자는 바로 시범경기 내내 맹타를 휘두르며 빅리그 재입성을 노리는 박효준. 고우석은 박효준은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아웃카운트 두 개를 빠르게 늘려나갔다.
첫 피안타는 이후였다. 고우석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쿠퍼 보우맨에게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고우석은 흔들리지 않았고, 후속타자 맥스 슈만에게도 삼진을 솎아내며,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마쓰이 못지 않은 강렬한 데뷔전에 미국 현지 언론에서 칭찬이 쏟아졌다. 미국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여러 차례 지구를 횡단한 25세의 구원 투구는 마침내 데뷔전을 치렀다. 샌디에이고 캠프 내에 있는 투수들 중 마지막으로 경기에 들어섰다. "고우석에 대해서는 불펜과 라이브 피칭 초기 평가가 엇갈렸다. 그 어떤 투수보다 스프링캠프 기간이 길었던 것은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고우석은 첫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잡았다"며 "그 기다림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고우석의 이날 구속은 92~93마일(약 148.1~149.7km)로 측정됐다. 특히 타일러 소더스트롬을 3구 삼진 처리할 때에는 92마일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88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이끌어냈고, 80마일의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의 투구는 훌륭했다. 바디랭귀지와 적극성이 좋았다. 공의 스핀도 좋았고, 공은 그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엄청난 첫 등판이었다"고 칭찬했다.
'MLB.com'은 'It's Go time'이라며 "고우석은 데뷔전에 대해 "매우 긴장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우석에게서 그러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호평했다. 이제 첫 등판에 불과하지만, 고우석이 분명히 좋은 인상을 남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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