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노찬혁 기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굉장히 기특하다."
울산 HD는 30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전북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날 울산의 미드필더 이동경은 세 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이동경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로 출전했다. 이동경은 전반전 초반부터 전북의 골문을 위협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안쪽으로 볼을 드리블하면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맡았고, 전반 17분에는 슈팅을 한 차례 시도하며 전북 골문을 노렸다.
이날 이동경이 가장 좋았던 점은 전방 압박이었다. 이동경은 전북 왼쪽 측면 수비수인 김진수와 왼쪽 센터백 구자룡의 빌드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했다. 그리고 마침내 전방 압박으로 득점까지 성공하며 결실을 맺었다.
이동경은 전반 21분 김진수가 왼쪽 좁은 공간에서 구자룡에게 패스할 때 강하게 압박했다. 구자룡이 김진수에게 다시 패스를 내주는 순간 예측에 성공한 이동경은 볼을 뺏어냈다. 이후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강한 왼발 슈팅으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9분에는 추가골에 관여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최강민이 중앙으로 볼을 투입하자 이동경은 논스톱 패스로 이규성에게 볼을 연결했다. 이규성은 드리블 이후 중앙으로 패스했고, 김지현이 볼을 컨트롤한 뒤 오른발로 슈팅했다. 김지현의 슈팅은 전북 수비수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동경은 울산 팬들을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후반 8분 코너킥을 차러 가는 도중 관중들의 환호를 유도했다. 관중들은 열띤 환호로 화답했다. 이동경은 후반 14분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뒤 엄원상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이동경의 활약에도 울산은 이동준과 문선민에게 연속골을 내줘 2-2로 비겼다.
올 시즌 초반 이동경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개막전에서 교체로 출전한 이동경은 2라운드 김천 상무와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3라운드에서도 1골 1도움으로 3-3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이날 경기에서도 골을 터트리며 3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동경은 울산 성골 유스 출신이다. 울산 프로 산하의 현대중-현대고를 졸업했고, 홍익대를 거쳐 울산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2018시즌 안양으로 임대를 떠난 이동경은 2019시즌부터 울산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21시즌 이동경은 K리그에서만 28경기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도 멀티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이어갔고, 이동경은 독일 2부리그 샬케 04로 임대 이적했다.
유럽 무대는 이동경에게 버거웠다. 이동경은 샬케에서 1경기 출전에 그쳤고, 분데스리가 데뷔도 하지 못한 채 한자 로스토크로 둥지를 옮겼다. 로스토크에서도 12경기 1도움에 그친 이동경은 다시 국내 복귀를 추진했고, 지난해 6월 울산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13경기 2골 2도움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이동경은 올 시즌 초반 다시 좋은 컨디션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울산은 이동경을 1년 6개월 동안 떠나보내야 한다. 이유는 이동경이 김천 상무에 합격하며 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홍명보 감독은 "많이 아쉽다. 본인도 울산에 대한 애정도 있다. 울산의 유스 출신으로 지금까지 잘 성장해 온 선수인데 좀 있으면 군대를 가야 되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아쉬운 마음에도 이동경에 대한 기특함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그래도 본인이 잘 이겨내고 있다. 지금 굉장히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이 드는데 잘 이겨내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울산과 팬들에게 보여주는 게 굉장히 기특하다.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이동경의 마지막 울산에서 경기는 오는 20일 광주FC전 혹은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경은 이제 김천에서 울산을 상대편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동경이 울산에서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있다.
전주=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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