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노찬혁 기자] "대표팀 포워드 라인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울산 HD 공격수 주민규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4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 경기에서 후반 14분 교체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주민규는 A대표팀 소집 여파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남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어떻게 줄지 가장 고민됐다"며 "대표팀 선수들이 복귀하면 항상 열심히 한 선수들을 내보냈다"며 선발 제외 이유를 밝혔다.
울산은 주민규 없이도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전반 21분 이동경이 왼발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전반 39분에는 주민규를 대신해 투입된 김지현이 오른발 슈팅으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주민규는 2-1로 앞선 후반 14분 김지현과 교체돼 경기장에 나섰다.
그러나 울산은 아쉽게 주민규 효과를 보지 못했다. 후반 24분 문선민에게 오히려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주민규는 추가골을 위해 애썼다. 후반 41분 협력 수비로 상대의 소유권을 뺏어냈고, 이어진 볼이 엄원상에게 전달됐다. 엄원상은 낮은 크로스로 주민규에게 연결했지만 전북 수비수가 먼저 걷어냈다.
후반전 추가시간에는 자신의 장점인 연계플레이를 선보였다. 이규성이 돌파한 뒤 엄원상에게 패스했고, 엄원상은 중앙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있던 주민규에게 패스했다. 주민규는 정태욱을 상대로 볼을 소유하며 이규성에게 리턴 패스를 내줬고, 이규성이 논스톱 슈팅을 가져갔지만 정민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양 팀의 경기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2로 종료되며 올 시즌 세 번째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과 울산은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울산은 K리그1 4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달렸다. 주민규는 이날 경기에서 아쉽게 시즌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리지 못했다.
주민규는 현재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 받고 있다. 2020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주민규는 리그 탑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2020시즌 주민규는 18경기 8골 2도움을 올리며 제주의 K리그2 우승을 견인했고, K리그1으로 승격을 이뤄냈다.
주민규는 2021시즌 제주에서 34경기 2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인 선수 중에서는 사상 최초로 국가대표 경력이 없는 K리그1 득점왕이 됐다. 2021시즌 K리그1 MVP를 차지했고, 시즌 베스트 11에도 선정됐다. 2022시즌 최다골(17골)을 기록했음에도 출전 시간이 많아 아쉽게 2년 연속 득점왕에 실패했지만 2년 연속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지난 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은 주민규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주민규는 울산 복귀 첫 시즌에 K리그1 우승과 더불어 득점왕까지 손에 넣었다. 주민규는 최근 3년 동안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그에게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태극마크가 없다는 것이었다. 주민규는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였지만 유독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철저히 주민규를 외면했다.
그러던 와중 지난달 기회가 찾아왔다. 대표팀 사령탑에 소방수로 부임한 황선홍 임시감독이 주민규를 발탁한 것이다. 주민규는 이로써 만 33세 333일로 국가대표 역대 최고령 첫 발탁의 기록을 세웠다. 황 감독은 주민규의 발탁 배경에 대해서 "득점력은 또 다른 영역이다. 주민규는 3년 동안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고 밝혔다.
주민규는 A매치 데뷔에도 성공했다. 지난달 21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태국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아쉽게 전반전 찾아온 득점 찬스를 날렸지만 합격점을 받았다. 방콕 원정 경기에서도 후반전에 교체 출전하며 2경기 연속 출전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주민규를 높게 평가했다. 홍 감독은 "본인의 첫 태극마크였고,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표팀의 포워드 라인에서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본인이 매번 문턱에서 탈락하고 이런 것들에 대한 한은 풀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은 것은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되는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주민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주=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