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공을 던지는 쪽에서는 전혀 이상이 없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대체 외국인 선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현재 두산은 대체 외국인 선수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 시즌을 포함해 지난 3년 동안 43경기에 등판해 23승 10패 평균자책점 2.98로 활약하고 있는 '복덩이' 브랜든 와델이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이닝 1실점으로 투구를 하던 중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다. 회복세는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병원 검진 결과 현재 브랜든에게는 3주 정도의 휴식일 필요한 상황.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재활 등판 등을 고려하면 6~7주 정도 1군 마운드로 돌아올 수 없다.
이에 두산은 올해부터 새롭게 생긴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제도를 활용할 게획을 갖고 있다. 일단 두산에게는 전날(1일)까지 총 세 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2019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키움 히어로즈의 유니폼을 입고 56승 36패 평균자책점 2.85의 성적을 남긴 에릭 요키시. 그리고 SSG 랜더스의 선택에 따라 하나의 선택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엘리아스가 부상을 당했을 때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의 유니폼을 입었던 시라카와 케이쇼.
일단 2일 두산의 선택지는 두 가지로 줄어들었다. SSG가 2일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 시라카와 케이쇼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기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6주간의 재활기간 및 2번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고,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공식 발표한 까닭. 이제 두산은 요키시와 시라카와를 두고 고민의 시간을 갖는다.
일단 요키시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장점은 현재 KBO리그에 입성할 수 있는 선수들 중에서 그 누구보다도 경험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 야구에 대한 성향을 비롯해 타자들도 잘 안다는 것, 반대로 상대 타자들도 요키시를 꿰뚫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했다는 것은 분명한 강점이다. 게다가 지난달 29일 입국한 뒤 시차적응도 되지 않은 가운데 30일 곧바로 투구에 나선 요키시는 최고 143km의 빠른 볼을 뿌렸다. 그만큼 준비가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요키시는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키움을 떠나게 됐는데, 이후 소속팀을 찾지 못하면서 실전 등판 경험을 갖지 못했다.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빠르게 감각을 회복할 순 있지만, 단기적으로 팀 성적을 위해 활용되는 슬롯인 만큼 두산의 입장에서는 고민을 떠안게 만드는 대목이다.
시라카와 또한 마찬가지다. 시라카와는 KBO리그에 입성한 뒤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의 성적을 남겼는데, 지난 6월 7일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전을 제외하면 4경기에서 성적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2.49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타선이 두 바퀴 이상을 돌았을 때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종종 내비쳤다는 것은 단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는 6⅓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뽑아내 2실점(2자책)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시라카와가 SSG와 결별하는 것이 확정된 가운데 이승엽 감독은 2일 경기에 앞서 당연히 질문을 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요키시에 대해 업데이트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시카가와가 SSG를 나오게 됐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서 봤다. 누가 좋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만큼 두산이 큰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요키시에 대해 "(테스트에서) 나쁘지 않았다고 들었다. 작년 키움을 떠난 뒤 팀이 없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센터에서 혼자 운동을 했는데, 그게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부상도 허벅지 근육 쪽이었다. 때문에 몸 상태와 공을 던지는 쪽에서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일단 첫 번째 테스트를 마친 가운데 요키시에 대한 2차 테스트가 있을까. 사령탑은 "일단 조금 봐야 할 것 같다. 시라카와도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한번 해봐야 할 것 같다. 6주의 단기 선수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종합해서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며 "요키시도 5년 동안 KBO리그에서 던졌고, 시라카와도 대여섯 번을 던졌다. 실전 감각을 비롯해 한국 야구를 이해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일단 시라카와는 웨이버가 된 상황. 두산이 영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웨이버의 경우 공시가 된 시점에서 순위의 역순으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공개적으로 시라카와의 영입에 관심을 드러내지 않았던 팀이 낚아챌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우리에게 우선권이 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른 팀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봐야 한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더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웨이버 절차가 마무리되는 일주일 동안 두산이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가질 전망이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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