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저 원래 밝았는데요…”
타자 장재영(22, 키움 히어로즈)은 확실히 투수 시절보다 표정이 밝아졌다. 오랜 마음고생을 끝내고 드디어 맞는 옷을 입었다. 어쩌면 지금 장재영은 행복야구를 하는지도 모른다. 이 치열한 프로 세계에 행복이 말이 되나 싶지만, 장재영이라면 잠깐 행복야구를 할 자격이 있다. 지난 3년간 마음고생에 대한 약간의 보상으로.
장재영은 2일 고척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원래 밝았다. 투수 할 때도 밝긴 밝았는데 어쨌든 걱정이 많았다. 투수를 할 땐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을 많이 했다면, 야수로선 많이 배우려고 하는 자세다. 많이 실패해 보고 많이 느껴봐야 배우는 게 많다고 들었다. 많이 실패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장재영이 타자로 롱런하려면 확실한 포지션이 있어야 한다. 1군에 올라온 뒤 중견수로만 나갔다. 홍원기 감독은 아직 장재영에게 코너 외야수를 맡길 마음은 없다. 상대적으로 중견수가 코너 외야수보다 적응이 쉽다. 발도 제법 빠른 편이라 무난히 적응 중이다.
이날 LG전서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워닝트랙에서 걷어내는 한편, 자신의 바로 옆에 뚝 떨어지는 타구를 따라가는 시늉도 못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타구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그럭저럭 하는 수준이다. 송구능력은 최상위급이 될 수 있다는 홍원기 감독의 전망이 있었다.
2일 경기를 앞둔 장재영은 “아무래도 시야가 넓어지니 해야 할 것이 많다. 상황을 생각하면서 플레이 해야 한다. 용규 선배님과 외야수 형들이 조언도 많이 해준다. 미리 상황 생각을 해서 당황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좌익수와 우익수는 한 번도 안 해봤다. 뭐가 편한지 모르겠고, 그냥 시키는대고 한다”라고 했다.
궁금했다. 수비할 때 공을 던져야 하는데 통증이 없는지. 놀랍게도 장재영은 투수로 150km을 뿌릴 때와 달리 외야수로서 송구할 때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때문에 따로 병원에 다니며 팔꿈치 치료를 받지도 않는다. 구단 트레이닝 파트에서 짠 스케줄대로 팔꿈치 보강 훈련을 하는 정도다.
장재영은 “통증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그냥 보강 운동하고, 아침에 치료하는 정도다. 투수로는 공을 세게 계속 던졌다면, 외야수는 타구가 계속 오는 게 아니니까. 통증이 느껴져도 부담이 많이 없을 것 같다. 아직까지 통증이 느껴진 적은 없었다. 타격할 때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 청소년대표팀 시절 타격을 곧 잘했다. 그러나 프로에서의 그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장재영은 “타격은 재밌다기보다 힘들다. 새로운 도전이니 즐겁게 하려고 한다. 많이 배우려는 자세다”라고 했다.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많은 선배가 있다. 당장 키움에도 이형종이 있다. 그러나 장재영은 “아직 조언을 구하는 편은 아니다. 부딪혀 보려고 한다. 지금 1군 투수들의 공은 살면서 처음 쳐보는 공이다. 낯선 것을 느껴봐야 한다. 경험이 쌓이면 조언을 구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코치님과 기본적인 것을 많이 얘기한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서 장재영이 느낀 타격은, 그냥 공 보고 공 치기다. 타격에 소질이 있다. 9개 구단에 분석이 되지 않은 현 시점에선 자신의 장점대로 밀어붙여 보는 게 좋다. 그는 “좀 생각 없이, 그냥 공 보이면 휘두른다. 안 맞으면 또 다음 타석에 치려고 생각한다. 타격이 처음이라 손목이나 손바닥이 아프긴 한데, 내성이 생기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투수로 돌아갈 마음은 당연히 절대 없다. 장재영은 “투수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웬만한 선발투수는 변화구를 2개 이상 갖고 있다. 정말 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한다. 공 빠른 투수들은 타이밍 잡기도 어렵다. ‘내 공도 치기 쉽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한 적은 있는데, 못 치는 공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어떻게 해야 더 잘 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많다”라고 했다.
장재영은 1군 8경기서 26타수 5안타 타율 0.192 1홈런 3타점 4득점 OPS 0.749 득점권타율 0.200이다. 색안경을 벗고 장재영을 있는 그대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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