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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네 가치를 높여주고 싶다.”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취재진이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브리핑을 듣기 위해 3루 덕아웃에 모였다. 그런데 약속된 시각에 염경엽 감독이 아닌 외국인타자 오스틴 딘이 왔다. 경기 전 훈련을 하고 지나가던 오스틴이 염경엽 감독의 자리에 착석했다.
오스틴은 올스타 홈런더비, 한국생활과 음식 등에 대해 ‘스몰 토크’로 입을 풀었다. 유쾌한 외국인타자다웠다. KBO리그 2년차를 맞아 한국문화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었다. 올 시즌 오스틴은 83경기서 310타수 93안타 타율 0.300 17홈런 69타점 51득점 OPS 0.910이다.
흥미로운 건 최근 염경엽 감독이 오스틴에게 도루 사인을 종종 낸다는 점이다. 작년 7개의 도루를 기록한 오스틴은, 올 시즌 전반기 종료까지 2경기 남은 시점에서 이미 11도루에 성공했다. 물론 6차례의 실패도 기록돼있다.
염경엽 감독이 항상 LG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두려움 없는 주루, 공격적인 주루가 오스틴에게도 예외 없는 셈이다. 어느새 1루 덕아웃에 와서 오스틴의 얘기를 듣던 염경엽 감독은 통역 스태프에게 “네 가치를 높여주고 싶어서”라고 했다.
오스틴은 “그가(염경엽 감독)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 걸 안다. 나는 그것을 느낀다. 절대 그를 비난하지 않는다. 감독은 내게 지시를 내리고, 그게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내가 11도루를 기록한 건, 내가 베이스 스틸러는 아니지만 올해 또 다른 나를 만들어준 것이다. 2루에 들어가서 더 많은 득점을 노릴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스틴은 웃더니 “감독이 계속 도루를 하라고 얘기해주니, 얼떨결에 11개의 도루를 하긴 했는데 솔직히 도루를 그렇게 안 해봐서 나도 솔직히 놀랍다”라고 했다. 그런 오스틴을 두고 염경엽 감독은 “전반기에 자기 몫을 해줬다. 후반기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LG는 3일 현재 45승37패2무로 2위다. 선두 KIA 타이거즈에 2.5경기 뒤졌고, 3위 삼성 라이온즈에 0.5경기, 4위 두산 베어스에 1.5경기 앞섰다. 올 시즌 순위 간격이 워낙 촘촘해 후반기에 선두도약도, 중위권 추락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스틴은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지금 우리 팀에는 다친 선수가 많다. 지난 시즌보다 좀 더 일찍 개막했다. 약간 짧은 비 시즌에 작년보다 느리게 출발했다. 그래도 우리가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몸이 다시 좋아지고 있다. 작년 모습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타격과 투구가 하나로 더해지면 작년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것이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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