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 양석환, 양의지 듀오가 대폭발했다. 합작 3홈런 11타점을 만들어내며 롯데 자이언츠의 5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서 치열한 난타전 끝에 13-8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최항(2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노진혁(3루수), 선발 투수 박세웅.
두산 :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좌익수),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
전날(2일) 비로 인해 경기 조차 준비하지 못한 양 팀의 이번 시리즈 첫 번째 맞대결. 전반기 마감을 앞둔 양 팀의 분위기는 달랐다. 롯데는 지난주말 3연전부터 야속한 비로 인해 세 경기 연속 취소의 불운을 겪었지만, 지지난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5연승을 질주하고 있었다. 반면 두산은 지난달 21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세 시리즈 연속 '루징시리즈'로 분위기가 다소 처져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일명 '김태형 시리즈'로 불리는 이번 맞대결의 첫 경기는 두산이 잡았다.
롯데는 경기 초반부터 두산 마운드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종아리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뒤 3경기에서 11타수 1안타 타율 0.090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던 전준우가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2구째 151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힘껏 방망이를 내돌렸다. 전준우 방망이의 '스윗스팟'에 맞은 타구는 166.4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비거리 117.6m짜리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흐름을 탄 롯데는 계속해서 알칸타라를 두들겼다. 롯데는 2회초 선두타자 나승엽이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틀었다. 이후 후속타자 최항이 중견수 방면에 안타, 손성빈이 볼넷을 얻어내며 만들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지난 5월 31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33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노진혁이 우익수 방면에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3-0으로 달아났다. 알칸타라를 상대로 통산 타율이 0.333으로 좋았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났고, 김태형 감독의 선발 기용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조금 더 간격을 벌렸다. 롯데는 이어지는 1, 3루 찬스에서 황성빈의 3루수 방면 땅볼 타구에 홈을 파고들던 손성빈이 아웃 판정을 받았으나, 윤동희가 볼넷을 골라내며 다시 한번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고, 이번에도 전준우가 알칸타라의 몸쪽 150km를 잡아당겨 좌익 선상 방면에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폭발시켜 0-6까지 달아났다. 이에 일방적으로 당하던 두산 타선도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다.
두산은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석환이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2구째 121km 커브를 공략, 잠실구장 좌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2루타를 폭발시켰다. 그리고 강승호가 146km 직구를 공략해 한 점을 만회했다. 두산은 선발 알칸타라가 2이닝 만에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6실점(6자책)으로 흐들리며 무너지면서 롯데 쪽으로 분위기를 내주게 됐지만, 2회말 한 점을 쫓으면서 곧바로 승부수를 띄웠다. 전날(2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지 않았다면 3일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김민규를 투입해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던 롯데 타선을 막아냈다.
이에 두산 타선도 다시 힘을 냈다. 두산은 3회말 공격에서도 2사 후 헨리 라모스가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낸 뒤 이번에는 양의지가 박세웅의 3구째 121km 커브를 타구속도 169km-비거리 119.9m짜리 투런홈런으로 연결시키며 3-6까지 간격을 좁혔다. 이 홈런으로 양의지는 11시즌 연속 10홈런을 달성했고, 이는 역대 14번째 주포지션이 포수인 선수로는 역대 4번째로 이어졌다. 그리고 4회초 2사 만루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최대한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두산 타선이 폭발했다.
두산은 5회말 공격에서 허경민과 라모스의 연속 안타, 양의지가 볼넷을 얻어내며 롯데 선발 박세웅을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이때 김재환이 롯데의 바뀐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으나, 후속타자 양석환이 김상수의 5구째 몸쪽 높은 코스의 147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다. 그리고 이 타구는 154.8km의 속도로 뻗은 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그랜드슬램으로 이어졌다. 시즌 21호, KBO 통산 1067번째, 개인 통산 7번째 만루홈런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빠르게 승부를 띄운 선택이 제대로 적중했다.
롯데도 당하고 있지 만은 않았다. 롯데는 6회초 공격에서 황성빈이 김강률을 상대로 안타로 출루, 2루 베이스를 훔치며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이후 윤동희가 친 타구가 두산 유격수 박준영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면서 내야 안타로 이어지면서 1, 3루 기회가 마련됐다. 두산은 6회초 수비 시작과 동시에 투입했던 김강률을 내리고 박치국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전준우를 삼진 처리하며 큰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다시 바뀐 투수 이병헌이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나승엽을 삼진 처리하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경기의 균형이 맞춰졌다.
찬스가 무득점으로 끝날 위기 속에서 롯데는 이어지는 2사 만루에서 대타로 정훈 카드를 꺼냈다. 그러자 두산이 최지강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이에 롯데는 좌타자 이정훈로 다시 대타를 기용했고, 밀어내기 볼넷을 통해 7-7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는 것은 역시 두산이었다. 두산은 7회말 선두타자 라모스의 안타와 양의지가 볼넷을 얻어내 무사 1, 2 기회를 마련했다. 여기서 롯데는 이민석을 내리고 진해수를 투입했는데, 김재환에게 1구 만에 몸에 맞는 볼을 내주게 됐고, 두산은 손쉽게 만루를 만들었다.
롯데는 다시 한번 투수 교체를 통해 구승민을 투입했지만, 무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무사 만루에서 두산은 양석환이 우익수 앞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강승호가 삼진을 당하는 과정에서 롯데 구승민의 폭투가 나오면서, 3루 주자 양의지도 홈을 밟으면서 9-7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면서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6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마운드에 올랐던 최지강이 8회초 수비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최지강은 선두타자 전준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묶은 뒤 레이예스에게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다. 하지만 세 번째 이닝에도 마운드에 선 최지강의 투구는 박수받아 마땅했고, 두산은 '특급유망주' 김택연에게 5개의 아웃카운트를 맡겼다. 김택연은 첫 타자 나승엽에게 안타를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냈고, 8회말 공격에서 양의지가 이날 두 번째 만루포를 작렬시키며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으며 마침내 2연패에서 벗어났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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