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중소 여행·레저업체 손실 불가피
온라인 진출한 자영업자 피해도 우려
[마이데일리 = 유현희 기자] 큐텐발 부실 규모가 수조원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금 지연사태로 빚어진 손실규모는 현재까지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여행사의 손실규모는 ‘큐텐사태’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는 상품권 판매사와 국내 레저 관련 중소업체들은 물론 자영업자들까지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4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금 지연에 따른 피해액이 조단위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금 정산이 중단된 영세기업들의 줄도산 우려도 커졌다.
실제로 하나투어, 야놀자 등 국내 여행사들은 최대 80억원 상당의 정산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여행사의 여행상품의 경우 항공권을 블록형태로 구매하기 때문에 항공사는 미지급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선금을 주고 항공권을 구매해 여행상품을 구성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정산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손실이 고스란히 여행사의 부담으로 돌아가는 이유다.
비단 여행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6만여개의 입점업체가 정산금을 지급받지 못할 경우 부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티몬과 위메프의 연간거래액이 7조원에 달하는 만큼 조단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여행사와 더불어 리조트와 여행상품 판매 대행사의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국내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판매 대행사의 경우 정산금 지연이 장기화하면 정상채권의 부실화로 흑자도산의 위험성에 노출된다.
판매 대행사의 경우 워터파크와 놀이공원, 지방의 관광레저시설 이용권 등을 판매한다. 지방에 위치한 관광레저시설은 소기업 또는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영세사업장이 상당수다. 소규모 지급지연으로도 도산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예컨대 관광지에서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상품을 소비자가 티몬에 입점한 판매대행사를 통해 구입할 경우 피해를 입는 이는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판매대행사는 물론 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자까지 정산을 받지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코로나로 비대면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판매에 나선 자영업자들도 속수무책이다. 의류판매점이나 생활용품 판매점, 쇼핑몰 입점 업체들의 온라인도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활발해졌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정산금 지급 지연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지역을 용산 전자상가로 꼽기도 했다.
그는 “용산 전자상가를 직접 방문하는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카메라와 휴대폰 등 가전 판매업자들 대부분이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었다”라며 “용산발 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큐텐의 무리한 확장이 부실을 키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큐텐은 2018년 자금 확보를 위해 큐텐 재팬을 이베이에 매각하기도 했지만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업계에서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큐텐은 큐익스프레스의 상장으로 유동성 위기 극복을 꾀했으나 상장이 무산되면서 결국 정산금 지급 지연 사태에 직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희 기자 yhh1209@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