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안아주고 싶어, 함께 뛰어 영광” KIA 21세 괴물의 미친 수비…알드레드 웃음 ‘깜짝 완봉승’ 예감[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21)이 방망이만 KIA 타이거즈 팬들을 즐겁게 하지 않았다. 미친 수비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2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KIA는 2회에만 5득점 빅이닝으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이 과정에서 NC 다이노스는 1루수 맷 데이비슨의 포구 실책, 3루수 서호철의 1루 악송구가 있었다. 최근 타격 흐름이 좋은 KIA로선 탄력을 받기 좋았다.

그런데 이날 KIA는 수비도 좋았다. 특히 올 시즌 21개의 실책으로 최다실책 1위를 달리는 김도영이 호수비를 선보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서호철의 타구를 기가 막히게 걷어냈다. 안정적인 백핸드 캐치에 이어 1루에 강하게 송구,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3루수가 가장 받기 어려운 코스와 강도의 타구였다. 3루수 기준으로 자신과 페어/파울 경계라인 사이로 빠르게 오는 타구였다. 그러자 김도영은 상체를 약간 뒤로 눕히면서 바운드를 계산했다. 약간 뒷걸음하고 자세를 낮춰 타구를 기다린 뒤 멋지게 포구했다. 준비과정이 깔끔했다.

그러자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선발투수 캠 알드레드가 ‘찐웃음’을 짓는 게 중계방송사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알드레드로선 안타가 될 타구가 범타가 되니 투구수를 아낄 수 있었다. 5회까지 67개의 공만 던졌다.

마침 5회말이 끝나자 현장에 굵은 비가 쏟아졌다. 경기가 20시21분경에 중단됐다. 약 30분이 지나고 비가 그쳤으나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결국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알드레드는 5이닝만 던지고 완봉승을 따냈다.

알드레드는 이날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완투완봉승을 작성했다. 포심과 투심 최고 147km까지 나왔다. 포심과 스위퍼, 투심, 체인지업 순으로 구사했다. 네 구종의 투구수는 각각 20개, 18개, 15개, 14개였다. 본래 슬라이더와 스위퍼 의존도가 높지만, 이날은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이 효율적이었다. 우타자 필살기가 확실치 않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완했다.

알드레드는 역시 김도영의 환상 수비에 고마움을 가졌다. 그는 경기 후 “본능적으로 웃음이 나왔고 본능적으로 좀 안아주려고 했다. KIA는 굉장히 좋은 3루수를 갖고 있다. 그 선수와 함께 뛰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영광스럽고 고맙다”라고 했다.

이날 투구에 대해 알드레드는 “기존 피칭에서 변화를 주려고 했다. 몇 개의 체인지업이 잘못 들어갔지만, 체인지업을 주로 던지려고 했다. 대부분 원하는 곳으로 들어가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포심도 높은 존으로 공략해서 던지려고 했고 체인지업을 낮게 던졌다. 투심은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던지려고 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 던진 스위퍼도 원하는대로 잘 들어가서 삼진을 잡았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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