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파리 올림픽 현장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업모색·민간 외교 '광폭 행보'
반도체·IT 기업인 연쇄 회동…글로벌 경영 박차
정몽구-정의선 현대차 40년 후원…한국 여자 양궁 10연패 '결실'
정의선 회장 "전폭적인 지원 이어갈 것"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이 개막한 가운데 국내 주요 총수들이 현장을 직접 찾아 글로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스포츠를 매개로 올림픽 기간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와 연쇄 회동을 갖는 등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2024 파리 올림픽'을 참관했다.
이 회장은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이 첫 금메달을 획득한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진행된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을 관람했다. 이날 경기에서 오상욱은 파레스 파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회장은 선수단 격려 외에도 이번 올림픽 기간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전 ASML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기업인들과 릴레이 회동을 통해 중요 비즈니스 현안과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앞서 이 회장은 25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 40여 명과 함께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오찬에도 참석했다.
동시에 이 회장은 올림픽 후원을 통해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이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삼성전자는 '1988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이후 1997년 IOC와 글로벌 후원사인 '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해 왔다.
올림픽 공식 후원을 개시한 직후인 1999년 삼성 브랜드 가치는 31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세계 5위인 914억 달러로 30배가량 성장했다. 삼성은 IOC 최상위 스폰서 TOP 15개사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대한양궁협회장과 아시아양궁연맹회장을 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파리 올림픽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현지에서 경기를 관람한 데 이어 시상자로 나서 선수들에게 기념품을 제공했다.
29일(현지시간)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자 단체전 10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세계 최강의 면모를 뽐냈다.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이뤄진 한국 대표팀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만나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따냈다.
정 회장은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한 것과 관련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은 뒤에서 다하겠다"며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앞으로 본인들 기량을 잘 살려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도와드릴 일"이라고 강조했다.
여자 단체전 10연패 대기록의 뒤에는 선수단과 코치진의 피나는 노력과 더불어 현대자동차그룹의 전폭적인 40년간 후원이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 회장사로,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한국 양궁과 인연을 맺었다. 대한양궁협회장은 2005년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어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대한양궁협회 후원은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이다.
정 회장은 양궁협회장을 맡은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등 주요 경기가 열릴 때마다 현장을 방문했다. 정 회장은 이번 파리 올림픽 현장에도 부인인 정지선 여사와 방문해 '대한민국'을 외치며 선수단에 힘을 보탰다. 대회가 끝난 이후 정 회장은 시상자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올림픽을 위해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대회 양궁 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음향, 소음 등의 환경이 그대로 적용된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설립했다. 이 곳에서 선수들은 그룹이 개발한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등 수차례 모의대회를 치렀다.
또 파리 현지에서는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10km 떨어진 곳의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팀 전용 연습장을 마련했다. 이 곳에서는 훈련과 휴식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선수들은 경기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그룹은 경기장에서 300m 거리에 의무 치료실, 라운지 등의 별도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한식을 제공하는 등 모든 것을 파악해 선수들이 현지에서 적응하도록 도왔다.
이번 대회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지원은 확실하게 하지만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 운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실하게 지키기 위해서다. 양궁협회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다.
현대차그룹의 지원 아래 한국 양궁은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 양궁의 스포츠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한국 양궁의 국제적 위상 강화 등의 성과를 거두며 세계 최강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SK그룹은 핸드볼과 펜싱을 후원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파리 올림픽 현지 응원에 나서지 않지만 측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을 대신해 사촌 형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파리로 건너갈 계획이다.
2008년부터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아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서 5월 단체 구기종목 중 유일하게 출전하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워커힐 호텔로 초청해 만찬을 하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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