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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심 그 기대를 했어요…”
KIA 타이거즈 수비왕 박찬호(29)가 자신의 수식어를 지킨 건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23년 초대 유격수 수비상의 경우, 오지환(34, LG 트윈스)과 공동 수상이었다. 당시 박찬호는 투표점수 67.5점, 수비지표점수 20.83점으로 총점 87.5점을 받았다. 그런데 오지환도 투표점수 75점, 수비지표점수 12.5점으로 총점 87.5점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유격수 수비상은 단독수상이다. 박찬호는 투표점수 67.5점, 수비지표점수 22.5점으로 총점 90점을 받았다. 82.5점의 오지환(투표점수 67.5점, 수비지표점수 15.00점), 78.75점의 박성한(SSG 랜더스, 투표점수 60점, 수비지표점수 18.75점)을 여유 있게 제쳤다.
박찬호는 작년엔 투표점수에서 오지환에게 뒤졌으나, 수비지표점수에서 오지환을 앞서며 공동으로 수상했다. 그러나 올해는 투표점수는 오지환과 같고, 수비지표점수는 압도적인 1위다. 그렇게 KBO 최초의 단독 유격수 수비상이 됐다.
박찬호는 지난달 26일 KBO 시상식에서 수비상 트로피를 받은 직후 “사실 유격수는 수비가 중요하니까. 진짜 의미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실 미리 얘기를 듣잖아요. 수비상을 받게 된다고 했을 때 그랬다. 내심 그 기대를 했다. 작년보다 투표점수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세이버메트릭스가 발달하면서 수비지표의 객관화 작업도 상당히 진행됐다. 수비 데이터도 꽤 믿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가 많은 수비의 모든 상황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치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의 시선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박찬호는 “사실 수비지표가, 아직은 좀 그렇게 엄청 믿을 수 있는 그런 지표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투표점수에서 좀 높게 받고, 이렇게 좀 인정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투표점수가 잘 나와서, 그 부분이 고무적이다”라고 했다.
박찬호에 대한 투표점수는 KIA를 제외한 9개 구단 전문가들로부터 산정됐다. 박찬호의 투표점수는 작년과 같다. 그리고 오지환과 공동 1위다. 어쨌든 작년과 달리 외부에서 박찬호의 수비를 좀 더 인정했다는 게 점수로 확인됐다. 박찬호는 이 부분이 고무적이고 뿌듯했다.
박찬호는 올해 23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실책 2위, 박성한과 함께 유격수 최다실책 공동 1위였다. 그러나 수비 범위, 안정감, 타구대응능력 등을 종합하면 이젠 리그 최고의 중앙내야 수비수다. 수비상 2연패를 차지한 유격수의 수비가 최고라고 하지 않으면 누가 최고일까. 외부에서 인정했고, 객관적 데이터로도 입증했다. 박찬호는 고개를 들어도 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
박찬호는 “수비 개인지표는 정말 만족한다. 내 커리어에 있어서 앞으로 이 성적에 만족할 것이란 얘기는 아니고, 올해 성적은 작년보다 발전했으니까 만족하는 게 맞다. 개인적인 지표가 작년, 재작년보다 올랐다. 그 부분에 대해선 만족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 박찬호는 만족하지 않는다. 그게 지금의 박찬호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정규시즌 MVP가 된 김도영이 자신에게 80점을 줬다. 그러자 박찬호는 웃더니 “나는 30점을 줘야 하나”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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