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래프트 시뮬레이션도 해봤다.”
KIA 타이거즈가 통합 2연패를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19일 키움 히어로즈에 2026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및 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넘기고 우완 불펜 조상우(30)를 영입했다. 조상우는 FA까지 1년 남았다. 최악의 경우 KIA는 조상우를 1년밖에 못 쓰지만,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사실 KIA는 지난 여름 조상우 트레이드를 내부적으로 고민했다. 5월부터 이의리, 윌 크로우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실제 키움에 ‘문의’는 했다. 그러나 정식으로 트레이드를 제안하거나 카드를 주고받지는 않았다. 키움 고형욱 단장에 따르면 지난 여름 KIA처럼 조상우 트레이드를 문의한 복수의 구단이 있었다.
결국 여름엔 조상우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았다. 더구나 조상우가 후반기에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면서 자연스럽게 없던 일이 됐다. 그렇게 KIA는 통합우승을 했고, 다시 통합 2연패를 위해 현장과 프런트가 머리를 맞닿던 중, 조상우 트레이드 얘기가 내부적으로 다시 흘러나왔다. 심재학 단장과 이범호 감독이 합의한 끝에 키움에 다시 한번 트레이드를 문의했다.
조상우 트레이드에 대해 키움과 처음으로 얘기한 시점은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이었다. KIA가 키움에 시상식 1시간 전에 만나 티 타임을 가질 것을 제안했고, 진지하게 얘기가 오갔다. 이후 16~17일에 구단 단장들의 워크숍 겸 실행위원회가 있었다. 여기서 좀 더 자세한 대화가 오갔다.
이후 최종조율을 거쳐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KIA는 트레이드 과정에서 조상우 영입 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시뮬레이션 했다. 경쟁균형세가 마침 내년에 20% 오르면서, 숨통을 텄다. 아울러 KIA는 2026년 1라운드와 4라운드 신인지명권을 넘겨주면 허전하긴 해도 데미지가 아주 크지 않을 것이란 스카우트팀의 판단도 있었다. 혹시 조상우를 2025-2026 FA 시장에서 타 구단에 빼앗길 경우까지 계산해봤다는 후문이다.
KIA는 대외적으로 2연패, 왕조라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 심재학 단장은 일전에 웃으며 “그런 말은 안 하기로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통합우승한 팀의 다음 스텝이 2위나 3위일 순 없다. 통합 2연패 기회가 왔으니 도전해야 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왕조 도전에도 나서게 된다. 지금이 그 타이밍이다. FA 시장에서 장현식을 내줬지만, 여전히 KIA의 전력은 매우 좋다.
이런 상황서 조상우를 영입해 불펜에 더더욱 숨통을 텄다. 이번 트레이드로 통합 2연패 가능성은 좀 더 커졌다. 장현식, 김강률, 심창민, 최채흥을 영입한 LG 트윈스와 최원태를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를 힘으로 제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이제 KIA가 맞이할 숙제는 조상우를 2025시즌 이후에도 확보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조상우는 아직 30세라 기량이 꺾이지 않을 시점이다. 기왕이면 2023년 김태군처럼 비FA 다년계약으로 붙잡는 게 가장 좋다. 또 하나. 아직 KBO는 이 트레이드를 승인하지 않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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