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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60km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10월 중순이었다.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전광판에 160km이 찍혔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KIA 타이거즈 투수의 기록이 아니다. KIA의 스파링파트너 상무 투수에게서 나온 기록이다. 물론 전광판은 실제 스피드보다 조금 더 나온다. 때문에 당시 160km은 실제로 150km대 후반이었을 것이다.
기분 좋은 구속의 주인공은 상무에서 전역, 키움 히어로즈에 합류한 우완 사이드암 이강준(23)이다. 이강준은 상무 입대를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와 FA 계약한 우완 사이드암 한현희(31)의 보상선수로 키움행이 결정됐다.
이강준은 2년간 충실히 군 복무를 하고 11월7일에 전역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이 좋았다. 44경기서 3승1패1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0.76. 47.1이닝을 던지면서 4자책만 기록했다. 2군과 1군의 격차가 있다고 해도 키움으로선 고무적인 기록이다. 1군에선 커맨드가 불안했으나 상무에서 다잡았다.
지난 17일 고양야구장에서 만난 이강준은 “트랙맨 기준으론 158km까지 나온 적이 있었다. 숫자로 160km이 나온 건 처음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2학년부터 투수를 했다. 그때부터 사이드로 던졌다. 투심은 KT에 있을 때부터 던졌다”라고 했다.
이강준의 15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은 포심이 아닌 투심이다. 싱커성으로 변화가 심한 특성이 있다. 그는 “투심과 포심의 스피드가 차이가 안 나는데, 투심이 무브먼트가 좀 더 있더라. 코치님들, 타자들하고 얘기해보니 투심이 좋다고 해서 KT에 있을 때부터 투심을 던졌다”라고 했다.
사이드암이었지만, 스리쿼터에 가깝게 팔을 올린 변화도 주효했다. 이강준은 “나한테 편한 것으로 바꾼 것이다. 팔이 조금 낮다고 타자가 못 치는 것도 아니고. 팔이 좀 더 올라가도 더 강한 공을 던지고 스트라이크 존에 던져야 타자가 못 친다. 원래 팔이 올라오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고정관념을 버렸다”라고 했다.
설악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3라운드 22순위로 KT 위즈에 입단했다. 이후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팀은 키움이다. “(2023년)5월에 입대 예정이었는데 캠프를 선발대로 들어갔다. 괌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켰는데 메시지가 엄청 와 있어서 당황했다. 개인적으로 키움에 온 건 좋은 기회”라고 했다.
키움은 최근 조상우를 KIA 타이거즈로 보냈다. 그러나 믿는 구석들이 있다. 이강준이 그 중 하나다. 이강준과 올해 성공 체험을 한 김성민, 주승우 등으로 필승계투조를 정비하면 조상우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고형욱 단장의 계산이다.
아직 1군에선 보여준 게 없다. 내년엔 증명해야 한다. FA 한현희와의 손익계산도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이강준은 “상무에서 준비하고 노력했던 걸 내년에 어떤 위치에서든 보여줘야 한다. 잊고 있었던 것을 찾으면서 상무에서 평균자책점 0.76을 찍었다.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코치님이 신경을 많이 써 줬다”라고 했다.
고양 캠프에서 착실히 몸을 만든다. 이강준은 “오전에 가동성 훈련, 스트레칭을 하고, 코어 운동,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캐치볼도 시작했다. 날씨가 추워졌지만, 상황에 맞춰서 해야 한다. 오후에도 보강 운동을 한다"라고 했다.
자신감도 있다. 이강준은 “군대 가기 전보다 많이 달라졌다. 멘탈도 성숙해졌고 자신감도 생겼다. 필승계투조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그것은 생각하지 않겠다. 나가는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면 내가 준비한 걸 증명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조상우 트레이드에 속상한 키움 팬들이 주목할 만한 뉴 페이스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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