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 드디어 제옷 입은 주지훈, 시즌2 주세요 [MD리뷰]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분명 1화만 보려고 틀었는데, 정신 차리니 끝나버렸다. 스토리부터 캐릭터까지 하나도 거를 타선이 없다. 최근 몇 년간 공개된 넷플릭스 작품 중 단연 넘버원인 '중증외상센터'(감독 이도윤) 이야기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에 천재 외과의 백강혁(주지훈)이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보건복지부 장관 낙하산 꼬리표를 달고 나타난 그에게 곱지 않은 시선들이 쏟아지지만, 백강혁은 아주 당당하다. 눈 하나 깜짝 안 한다.

엘리트 펠로우 양재원(추영우)은 어려운 수술을 '뚝딱'해 내는 백강혁을 보고 홀딱 빠진다. 백강혁을 따라 전망이 밝다는 항문외과에서 모두 기피한다는 외상외과로 옮기기까지 한다. 까칠하고 재수 없는 백강혁이지만 돈보다 환자를 우선시하는 그를 보고 '진정한 의사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중증외상센터'는 흔히 알려진 메디컬 드라마와는 다르다. 주인공 백강혁은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출혈 부위를 감각으로 알아채거나 전쟁통에서 총알 하나 맞지 않고 살아남는데,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비범한 인물로 그려진다.

이처럼 '중증외상센터'에는 판타지적 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판타지 요소를 없애지 않고 그대로 가져와 백강혁이라는 인물을 완성했다. 보는 사람에 따라 과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천재 의사 백강혁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환자들을 살려내는 모습을 보면 "저게 말이 돼?"보단, "실제로도 저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로맨스와 신파를 과감히 빼버리고 한국 중증외상센터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부분도 눈길을 끈다. 러브라인보단 의료인의 고충을 조명하고, 질질 끄는 전개도 없어 답답한 부분도 없다. "단순한 메디컬 요소보단 활극에 가까운 히어로물이라 생각했다. 외상센터 운영이 어렵다는 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윤경호의 말처럼 이 작품은 백강혁이라는 인물이 필요한 한국 중증외상센터의 힘든 현실을 잘 보여준다.

주지훈은 오랜만에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었다. 환자를 구하는 일 외엔 아무런 관심 없는 백강혁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첫 등장부터 액션, 수술신 등 백강혁에 완벽 동기화된 모습으로 '중증외상센터'의 든든한 기둥으로 활약한다.

양재원 역의 추영우는 '중증외상센터'를 통해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안전한 길을 가려다 백강혁을 만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왠지 모를 찡함을 안긴다. 백강혁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양재원을 보고 있으면,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고 싶을 정도다.

간호사 천장미 역의 하영, 마취과 레지던트 박경원 역의 정재광, 항문외과 과장 한유림 역의 윤경호는 감초 활약을 톡톡히 해낸다. 하영은 씩씩하게 제 할 일을 다해내는 5년 차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 역을 천연덕스럽게 표현해낸다. 라이벌로 만났지만, 백강혁의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한유림 역의 윤경호 역시 미워할 수 없는 매력으로 '중증외상센터'의 웃음을 담당한다.

'중증외상센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크다. 주지훈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사랑해주셔서 다음 이야기를 원한다면 마다할 일이 아니다"라고 긍정 의사를 밝혔다. 추영우 역시 "저는 무조건이다. 같이 성장을 했기 때문에 시즌2가 나온다면 어떤 역할로든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한 상황.

지금처럼 넷플릭스의 열일을 바란 적이 있었을까. 빠른 시일 내에 시즌2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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