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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는 요리를 하고, 그는 청소를 합니다.”
메이저리그판 ‘적과의 동침’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워싱턴 내셔널스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주 주피터 로저 딘 셰볼레 스타디움에서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치렀다. 이날 선발투수는 2023년 KBO리그 MVP 에릭 페디(32, 세인트루이스)와 마이클 소로카(28, 워싱턴).
소로카가 4이닝 6탈삼진 4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페디는 3이닝 1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역시 잘 던졌다. 그런데 맞대결을 마친 두 선발투수가 경기 후 한 집으로 향한다면? 놀랍게도 이날 이런 모습이 벌어졌다.
MLB.com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현재 페디와 소로카는 주피터의 한 콘도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어떻게 소속팀이 다른 이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사실 스프링캠프는 연고지에서 열리지 않다 보니, 임대할 주거지를 찾는 선수가 많다.
페디는 2024시즌 도중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 됐다. 때문에 주피터에서의 첫 스프링캠프다. 그런데 페디가 7주간 임대할 집을 찾는 과정에서 주피터의 집값에 충격을 받았다는 게 MLB.com 보도다.
페디는 고심 끝에 부동산 중개인에게 전화하지 않고 소로카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인트루이스와 워싱턴이 나란히 주피터를 캠프 본거지로 삼는다. 그렇게 페디가 소로카가 있는 콘도로 들어가 함께 지내고 있다. 두 사람은 2024시즌에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함께 지낸 경력이 있다. 소로카가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두 사람은 알콩달콩(?)하게 지내고 있다. 소로카는 “나는 요리를 하고, 그는 청소를 한다. 정말 좋다. 그도 그걸 좋아한다. 그에게 그게 쉽다. 난 청소를 싫어한다. 내가 엉망진창으로 만들면 나머진 그가 하도록 내버려둔다. 난 매일 밤 그를 위해 요리한다”라고 했다.
페디는 “피칭은 어떤 의미에선 우리의 삶이다. 피칭에 대해 얘기하고 피칭과 삶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것이 분명 재밌다. 정말 덕아웃에 앉아있는 것 같지만, 집에 있는 것과 같다. 정말 멋있다”라고 했다. 야구 얘기를 하며 퇴근 후 저녁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미니 골프도 친다고.
페디는 “이곳의 임대료는 매우 비싸다. 지난 시즌 우리는 화이트삭스에서 오랫동안 선발로테이션에 함께 있었다. 우린 정말 가까워졌다. 확실히 난 그와 함께 사는 것이 편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맛있는 소고기 요리를 해준다. 좋은 연어도 만들었다. 그는 매우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있다. 내게도 좋다”라고 했다.
소로카는 “사람들에겐 때때로 다양한 요리가 필요하다. 난 진지하게 가능하면 매일 밤 소고기, 쌀, 다른 종류의 소스를 곁들인 채소를 먹을 것이다. 그는 그런 내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들의 적과의 동침은 정규시즌 개막까지 계속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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