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주자로 나가면 어려운 선수"
KT 위즈는 지난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정규시즌 개막전 홈 맞대결에서 3-4로 석패했다.
KT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지난해까지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던 '에이스' 엠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6이닝 동안 피안타 단 2개만 허용하는 등 최소실점(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막판 불펜이 무너지면서 승기를 내줬기 때문이다. 9회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결국 흐름을 바꿔내진 못했다.
23일 경기에 앞서 이강철 감독은 "선발 헤이수스는 괜찮았다. 타선이 조금 이어지지 않았는데, 나쁘지 않았다. 다만 중간에 대한 고민이 확실히 있었는데, 역시 조금 문제가 있었다. 일단 3~4경기는 지켜봐야 한다. 어차피 그 선수들을 믿고 왔다. 하지만 하다가 안 된다면 대책을 생각해볼 것이다. 첫 경기였고, 긴장감도 있었기 때문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헤이수스의 정규시즌 데뷔전에 대해서는 "좋은 피칭을 했지만, 가장 좋지 않았던 것이 9번 타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것이다. 그리고 안 줄 점수를 주니까, 우리가 이기고 있어도 분위기가 넘어간 느낌이었다. 역전만 안 나오면 괜찮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사령탑이 가장 아쉬워한 장면은 결국 3회였다. 경기 시작부터 8타자를 연속해서 범타로 돌려세우던 헤이수스가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심우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것. 이후 심우준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스피드를 활용해 2루 베이스를 훔쳤고, 헤이수스는 김태연에게 첫 안타를 적시타로 허용하면서 한 점을 내줬다. 단 한 점이었지만, 2-0의 스코어가 2-1로 된 것은 매우 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심우준은 2-2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KT의 바뀐 투수 김민수를 상대로 0B-2S의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141km 직구를 공략,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역전 2루타를 폭발시켰고, 이는 한화가 승리를 손에 넣는 결승타로 이어졌다.
이어 이강철 감독은 이제는 '적'이 된 심우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의 특별 지명을 받은 심우준은 2024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었고, 4년 총액 50억원(보장금액 42억원, 옵션 8억원)의 계약을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KT-한화의 매치업이 성사되면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심우준의 이적 데뷔전 상대가 공교롭게 '친정'팀이 됐다.
이강철 감독은 '적으로 만난 심우준은 어땠나'라는 물음에 "항상 불안하다. 안 맞아야 되는데, 맞을 까봐. 무조건 잡아야 하는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니 그런 일이 생긴 것이다. 주자로 나가면 어려운 선수이지 않나. 그리고 헤이수스의 (퀵모션이) 늦은 편이다. 1~2번이 나가서 점수를 주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8~9번을 내보내고 1~2번으로 연결된면 대량 실점이 될 수 있다. (심)우준이를 떠나서 어떤 팀이든 8~9번 타자는 웬만하면 안 내보내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펜이 흔들리면서 다잡았던 경기를 놓친 것도 있지만, 이강철 감독은 헤이수스가 심우준에게 내준 볼넷이 가장 아쉬운 듯했다. 그는 "작년에도 게임을 하다 보면, 느닷없이 택도 없는 볼넷이 하나씩 있었다. 3B-2S에서는 볼넷을 안 주는데, 3B가 되면 바로 스트레이트로 볼넷을 주는 경향이 있다"며 '심우준이 무서웠나?'라는 취재진에 말에 "무서운 건 아니었을 것이다. 무서웠나? 나중에 한 번 물어보겠다"고 멋쩍게 웃었다.
헤이수스도 이에 대한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사령탑 인터뷰 후 취재진과 만난 헤이수스는 "(심)우준 선수한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홈런을 맞더라도 가운데 보고 던졌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안 됐다. 투수로서 그런 경우가 있으니, 빨리 회복을 해서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지나가던 이강철 감독은 "0점으로 막았어야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KT는 이날 강백호(지명타자)-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허경민(3루수)-김민혁(좌익수)-장성우(포수)-문상철(1루수)-천성호(2루수)-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 전날(22일) 패배 설욕에 나선다.
수원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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