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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그룹 레드벨벳 멤버 웬디와 예리가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독자적인 길을 걷기로 했다. 그러나 그룹을 '해체' 할 계획은 전혀 없다. 소속사 변경으로 인한 팀 해체를 당연히 여기던 시대가 지나가고, '따로 또 같이'라는 활동 패턴이 점차 K팝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고 있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된 것이다.
4일 SM엔터테인먼트는 웬디와 예리의 전속 계약 종료를 알리면서도, "레드벨벳 멤버로서의 그룹 활동은 계속 함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간 레드벨벳에서 메인 보컬과 막내 포지션으로 팀에 큰 활력을 불어넣은 웬디와 예리가 독자적인 영역을 넓히면서, 레드벨벳의 팀 활동도 이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활동이 펼쳐질 전망이다.
SM 측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순간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웬디와 예리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두 멤버는 그룹 활동은 계속하기로 했다"며 팬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부탁했다.
아이돌이 소속사를 떠난 뒤에도 팀의 명맥을 유지하는 사례는 최근 몇 년간 잇따르고 있다. 소녀시대 멤버 중 일부는 SM을 떠나 각각 드라마, 예능, 개인 앨범 등 다양한 도전에 나서면서도 팀의 이름을 건 앨범과 콘서트가 지속되고 있다. 블랙핑크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그룹이 해체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는, 과거 "소속사를 이탈하면 팀도 끝"이라는 공식을 뒤집는 변화로 평가된다. 걸그룹·보이그룹을 넘어 가요계 전체로도 퍼져가는 흐름이며, 개인의 영역 확장과 팬들의 '완전체 소환' 요구를 절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예전에는 "아이돌 한 시대가 끝났다"는 말이 흔히 통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소속사 계약 만료나 멤버 개별 행보 선언이 곧 해체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선배 그룹 소녀시대, god, 신화 등이 활발한 롤모델이 되어주면서 '개인 활동 + 팀 활동'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특히 아이돌 출신이 연기, 예능 진행, 사업 등 다방면으로 전업하는 경우가 늘면서, 팀 자체의 수명도 길어졌다. 팬들 역시 "멤버들이 각자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룹으로 모일 때의 시너지 또한 소중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따로 또 같이"라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웬디와 예리의 계약 종료 소식도 레드벨벳에는 또 한 번의 '새로운 국면'으로 해석된다. 각자 소속사가 다르더라도 여전히 음악·공연·예능 등에서 레드벨벳 이름으로 함께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 업계 관계자들은 "멤버들이 흩어졌다 모이는 과정 자체가 향후 그룹 행보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팬들의 지지다. 이미 소녀시대·블랙핑크 등 대형 걸그룹이 '같은 팀, 다른 소속사'라는 패턴을 충분히 보여주어, 대중도 레드벨벳의 이 같은 변화에 긍정적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다. '해체' 대신 "더 오래, 더 다양하게" 멤버와 팬이 함께 갈 길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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