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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억울하게 못 아낀 1타수.
타자에게 타수 하나가 뭐가 대수냐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 한 타수를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연봉이 달라지고, 가치가 바뀔 수 있다.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5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서 억울한 삼진을 당했다. 이정후는 이날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무안타 3삼진을 당했다.
논란의 상황은 샌프란시스코가 6-3으로 앞선 5회초였다. 필라델피아 오른손 선발투수 타이후안 워커가 초구 74.1마일 커브를 바깥쪽으로 넣었다. 그러자 토니 란다조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그러나 MLB.com 게임데이를 보면 란다조 주심의 오심이었다. 이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이후 워커의 2~4구가 터무니없이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벗어났다. 스트레이트 볼넷이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란다조 주심의 오심으로 3B1S가 됐다. 이후 이정후는 5구 91.8마일 한가운데 투심을 놓치면서 풀카운트가 됐고, 6구 스플리터에 파울팁 삼진을 당했다.
5구 실투를 안 놓쳤으면 될 일이었지만, 그 전에 이미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주심의 볼 판정 하나가 잘못되면서 볼넷이 삼진으로 둔갑하고 말았다. 이정후는 졸지에 타수 하나를 아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사실 이정후는 양반이다. 1억1550만달러(약 1641억원) 계약을 자랑하는 필라델피아 간판포수 J.T 리얼무토는 4-8로 뒤진 7회말 2사 1,2루서 이정후 이상으로 억울하고 황당한 삼진을 당했다. 공 1개가 아니라 공 2개가 오심이었다.
4점차에 주자 2명, 7회인 걸 감안하면, 양 팀 모두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다. 필라델피아로선 리얼무토가 한 방을 쳐주면 경기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었다. 그런데 란다조 주심은 샌프란시스코 좌완 에릭 밀러의 초구 몸쪽 97마일 포심을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MLB.com 게임데이에는 확연히 빠졌다.
2B2S서 5구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을 많이 벗어났다. 풀카운트가 됐지만, 초구 오심이 없었다면 볼넷이었다. 그렇게 억울하게 풀카운트가 됐는데, 밀러의 6구 85.6마일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많이 빠졌다. 게임데이를 보면 역시 확연히 빠졌다. 그러나 란다조 주심은 이걸 스트라이크로 간주하며 삼진 콜을 외쳤다.
리얼무토가 순간적으로 두 손을 헬멧에 올리며 억울한 모습을 취했다. 사실 헬멧을 내동댕이 치고 란다조 주심에게 강하게 어필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리얼무토는 점잖게 어필했다. 현지 중계진은 “끔찍한 판정”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는 피치클락이 완전히 정착된 상태다. 그러나 ABS 도입에는 신중하다. 일단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에서 테스트를 하는 단계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2026시즌에 메이저리그에도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단, KBO리그처럼 모든 볼 판정을 ABS가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어필을 하는 공에 한해서만 ABS의 힘을 빌릴 계획이다.
그렇게 라도 해야 선수들이 덜 억울할 것 같다. 심판의 판정 하나 때문에 볼넷이 삼진이 되고, 안타를 칠 기회를 놓친다면. 이건 나아가 경기결과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ABS가 전면 도입된 KBO리그에선 이제 완전히 사라진 장면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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