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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을 집으로 보내는 오타니.”
LA 다저스에 새로운 득점공식이 생겼다. 9번타자 김혜성(26)이 누상에 나가면 1번타자 오타니 쇼헤이(31)가 김혜성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딱 한 방이면 가능하다. 김혜성은 발이 빨라 단독 도루에 능하고, 오타니는 언제든 홈런과 2루타를 생산할 수 있다. 딱히 작전을 걸지 않아도 된다.
이미 두 차례나 그런 모습이 나왔다. 김혜성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9번 2루수로 생애 첫 선발출전했다. 3-0으로 앞선 5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샌디 알칸타라의 96.6마일 포심을 툭 밀어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였다.
이후 김혜성은 2루를 훔쳤다. 9회 대주자로 투입된 5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이어 연이틀 도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후속 오타니 쇼헤이가 좌월 투런포를 날려 생애 첫 득점을 올렸다. 이때 오타니가 김혜성에게 첫 안타와 득점을 축하한다며 포옹해 화제를 모았다.
그런 두 사람의 궁합이 7일 마이애미전서 다시 한번 발현됐다. 김혜성은 또 다시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2-4로 뒤진 7회초 무사 1루서 1루 땅볼을 치고 야수선택으로 출루했다.
이때 후속 오타니가 우선상으로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풀카운트여서 1루 주자 김혜성은 자동 스타트였다. 우완 캘빈 파우처가 투구동작에 들어갈 때부터 2루로 뛰기 시작했고, 오타니의 타구에 여유 있게 2루와 3루를 거쳐 홈에 들어갔다.
김혜성이 올 시즌 기록한 두 개의 득점 모두 오타니의 한 방에 의해 나왔다. 김혜성은 토미 에드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부상으로 당분간 선발출전 기회가 좀 더 주어질 수 있다. 어지간하면 9번타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붙박이 리드오프 오타니와 좋은 궁합을 보여줄 수 있다.
오타니는 올 시즌 34경기서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이 10개이고, OPS가 1.006인걸 감안하면 타점이 다소 적은 건 사실이다. 결국 시즌 초반 다저스 하위타선의 생산력이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김혜성이 9번에서 안타든 볼넷이든 하루에 1~2차례 출루하고, 오타니가 한 방을 터트리면 다저스의 새로운, 강력한 득점공식이 탄생한다.
다저스네이션은 7일 경기 후 자신들의 X에 오타니의 우선상 2루타에 김혜성이 홈으로 파고드는 영상을 게재하면서 “김혜성을 집으로 보내는 오타니의 2루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듀오는 정말 재밌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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