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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일본에서 '정점'을 찍고 30대 중반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스가노 토모유키(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벌써부터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 '스포팅 뉴스'는 27일(한국시각)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스가노 토모유키를 트레이드로 영입할 후보팀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사령탑을 역임했던 하라 타츠노리 전 감독의 '외조카'로 잘 알려져 있는 스가노는 일본에서만 무려 136승을 수확,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과 정규시즌 MVP 타이틀까지 보유하고 있는 스가노는 올 시즌에 앞서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35세의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가노는 바늘구멍의 확률에 도전했고, 볼티모어와 1년 1300만 달러(약 178억원)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남들보다 많은 나이에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었지만, 스가노는 실력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해 나가고 있다. 시즌 첫 등판에서는 너무나 긴장했던 탓일까. 손 경련 증세 등으로 인해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는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28일 기준으로 스가노는 11경기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3.23로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재 스가노는 딘 크레머와 함께 볼티모어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수확 중이며,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삼진왕 타이틀까지 품을 정도로 삼진을 솎아내는 능력이 출중했던 스가노. 다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자를 압도할 정도의 투구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또한 1.02로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볼티모어가 스가노를 영입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노쇠화 등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 그러나 스가노는 실력으로 경쟁력을 증명, 벌써부터 트레이드설이 돌 정도로 인기 매물이 되는 모양새다.
보통 메이저리그에서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서는 경우는 두 가지다. 팀 내에서 입지가 좋지 않아 유니폼을 갈아입게 될 위기에 처한 경우, 또 한 가지는 팀 성적은 좋지 않지만 선수의 경쟁력이 확실해 지금 당장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대권까지 노리는 팀들이 탐을 낼 수 있는 경우다. 현재 스가노는 후자에 속한다.
볼티모어는 27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19승 34패 승률 0.358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볼티모어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 이에 스가노의 트레이드설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어차피 스가노와 계약은 1년에 불과한 만큼 볼티모어 입장에서도 잃을 게 없다. 오히려 당장 대권에 도전하는 팀에 승리를 선사할 수 있는 스가노를 내주는 대가로 유망주들을 수집할 수 있다.
'스포팅 뉴스'는 '볼캡 스포츠'의 짐 라일리의 정보를 인용해 "시카고 컵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스가노 영입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한다"며 "컵스는 저스틴 스틸이 수술을 받게 되면서 시즌 아웃이 됐고, 이마나가 쇼타도 6월 중·후반까지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선발진에 문제가 많다.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20위로 보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스포팅 뉴스'는 "보스턴 또한 스가노의 영입을 검토할 수 있다. 팀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에서 8번째로 좋지 않다. 개럿 크로셰가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음에도 로테이션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스가노를 영입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리고 스가노가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스포팅 뉴스'는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다저스를 턱 밑까지 추격 중인 샌프란시스코는 선발진 보강이 필요하다.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리그 13위다. 로비 레이가 커리어 부활을 알리고 있고 로건 웹도 안정적이지만, 스가노까지 합류한다면, 2021년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샌프란시스코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스가노의 트레이드에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치고 있는 언론들도 있지만,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다가오기 전 스가노가 유니폼을 갈아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스가노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가노 입장에서도 1년의 계약 밖에 맺지 못한 상황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에서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향후 더 큰 계약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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