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NYT "애플 CEO 팀 쿡, 중동순방 동행 거절"
순방 기간 여러 차례 쿡 저격…"스마트폰 25% 관세" 으름장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길 동행을 거부해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케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앞두고 여러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대표들에게 동행할 것을 권고했지만 쿡은 이를 거부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 등 여러 인사가 참석 의사를 밝혔지만 팀 쿡 CEO는 끝내 동행을 거절한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기간 내내 여러 차례 팀 쿡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행사에서는 "팀 쿡은 여기 없지만, 젠슨(황)은 있다"며 엔비디아 CEO를 치켜세웠다. 특히 카타르에서는 "팀 쿡과 약간 문제가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미국 투자를 칭찬하면서도 "인도 전역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들었다. 인도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등이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 애플 CEO에게 오래전부터 말해왔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NYT는 애플이 올해 들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쿡 CEO의 대외적인 영향력이 약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CEO 중 한 명으로 2019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팀 애플'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드러냈다"면서 "워싱턴과 실리콘밸리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소통하던 기술계의 대표 목소리가 힘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에서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던 뉴 웨슬러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과 팀 쿡 간 너무 공개적인 관계가 결국 역효과를 낳았다"면서 "트럼프가 애플과 관세 협상을 할 이유도, 관대하게 굴 이유도 없고 오히려 애플을 압박할 이유가 더 크다"고 말했다.
애플은 최근 매출 부진, AI(인공지능) 경쟁력 우려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자사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다.
쿡과 불화로 2019년 회사를 떠난 유명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에 합류해 AI 기기 개발을 본격화하며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3월 AI 음성 비서 시리의 핵심 기능의 일부 출시를 연기한다고 밝혀 AI 경쟁력에 우려를 더한 상황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