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안 좋다고 계속 둘 수는 없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컨디션과 상관없이 일단 김진욱을 써볼 뜻을 밝혔다. 하지만 첫 등판부터 크게 고전했다.
입대를 미뤘다. 김진욱은 2024시즌을 마치고 상무 야구단에 입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상 등이 겹쳐 군 복무를 연기했다. 상무에 입단한다면 야구 감각 유지와 함께 병역 의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일.
시즌 초 호투로 입대 연기를 '신의 한 수'로 만드는 듯했다. 지난 3월 26일 SSG전 6이닝 2실점 7탈삼진으로 펄펄 날았다. 다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다음 등판인 4월 2일 한화전 5⅓이닝 2실점 1자책으로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 드디어 유망주 딱지를 떼는 것처럼 보였다.
8일 KIA전 5⅔이닝 3실점을 기록하더니 13일 NC전 1⅓이닝 6실점, 19일 삼성전 1⅓이닝 7실점으로 연달아 무너졌다. 평균자책점도 2.83에서 8.69까지 폭증했다.
삼성전을 마지막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김진욱이 2군에서 휴식을 취하고 구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 하지만 2군 성적은 더욱 처참했다. 4월 26일부터 5월 21일까지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12.34에 그쳤다. 4경기 모두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 와중에 김진욱이 1군에 올라왔다. 롯데는 26일 투수 박시영과 한현희를 말소했고, 27일 알렉 감보아와 김진욱을 콜업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김태형 감독은 "2군 선발 나가서 안 좋다고 계속 둘 수는 없다. 그래서 중간으로 한 번 써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민석의 활약에 따라 김진욱의 상황이 변한다. 이민석은 김진욱이 2군으로 향한 뒤 선발 기회를 받았다. 4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6.64를 기록했다. 아주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지난 5월 17일 삼성전(4⅓이닝 4실점)을 제외하고 모두 5이닝을 버텼다. 김태형 감독은 "(이)민석이 던지는 것을 보며 결정하겠다"고 했다.
기회는 빠르게 왔다. 팀이 1-4로 뒤진 7회 김진욱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좌익수 방면 뜬공을 유도했다. 좌익수 빅터 레이예스가 타구 판단에 실패해 공을 놓쳤다. 실책성 수비였지만 기록원은 좌익수 앞 2루타 판정을 내렸다. 이재현의 번트로 1사 3루. 김성윤에게 땅볼을 유도했는데, 타구가 높게 튀며 3루수 키를 넘겼다. 3루 주자 김지찬 홈인. 이후 르윈 디아즈에게 던진 커브가 몸쪽으로 몰렸고, 쐐기 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김진욱은 김영웅과 강민호를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이날 성적은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실점. 실책성 수비와 불운이 섞인 결과라 참작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홈런을 내준 커브의 제구는 분명 아쉬웠다. '구원 투수' 김진욱은 아쉬운 결과를 교훈으로 삼아 반등할 수 있을까.
대구=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