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콜옵션 불발 여파…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실적도 악화…1분기 순익, 전년 대비 67%↓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롯데손해보험의 콜옵션(조기상환)이 연기되면서 매각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롯데손보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종합등급 3등급(보통), 자본 적정성 등급 4등급(취약)으로 잠정 결정했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종합평가등급 3등급 이상이고 자본 적정성 등급이 4등급 이하면 경영개선권고(적기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경우 시장의 신뢰도가 악화된다.
그렇지 않아도 롯데손보는 후순위채 조기상환이 연기되면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일 롯데손보는 2020년 5월 900억원 규모로 발행한 후순위채의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었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10년이지만 통상 5년 주기에 맞춰 조기상환을 한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해당 채권의 콜옵션 행사를 불허하면서 조기상환이 불발됐다. 신지급여력제도(킥스)비율이 150% 이상일 때만 후순위채 조기상환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킥스비율이 150%를 상회하지만 후순위채를 상환할 경우 킥스비율이 150% 미만으로 내려갈 수 있다.
문제는 롯데손보의 해당 채권에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손보가 2020년 발행한 후순위채의 개인 보유 물량은 전체 900억원 중 84.1%에 달하는 756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손보는 하반기 중 자본을 확충해 중도상환에 나설 방침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후순위채 중도상환을 검토했지만 금감원과 논의한 결과 상환 보류를 결정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 자본확충을 실행해 중도상환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전했다.
콜옵션 불발 여파로 신용등급 전망도 나빠졌다. 이달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손보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한신평은 “제도 변화에 따라 보험손익 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퇴직연금 부문의 이자부담 및 투자부문 손실발생 등으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 ”며 “최근 3개년 자산수익률(ROA)은 0.77%로 업계 평균을 하회한다”고 평가했다.
한기평도 “자본 관리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제도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이익이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는 점, 운용자산 리스크가 현실화되며 투자손실이 증가하고 자산건전성이 저하된 점을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건전성 이슈에 더해 1분기 실적도 크게 하락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66.81% 줄어든 수치다.
악재가 겹치면서 롯데손보의 매각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몸값을 크게 낮추더라도 인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몸값이 2조원대였음에도 비싸다는 평이었는데 실적과 건전성 이슈가 불거지면서 매각을 추진하려면 몸값을 크게 낮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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