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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혜성이 있는데도 뭔가를 더 원하고 있다니…"
미국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SNS를 통해 "LA 다저스가 좌타자 대타 자원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팬들이 날선 반응을 내비쳤다. 이유는 김혜성의 존재 때문이었다.
올 시즌에 앞서 3+2년 최대 2200만 달러의 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 김혜성은 타격폼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등의 변화로 인해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도쿄시리즈 개막전 로스터에 승선하지 못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로 승격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김혜성은 마이너리그에서 새로운 타격폼 적응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지난달 4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맞대결에 앞서 데뷔 첫 콜업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김혜성의 입장은 '시한부'였다. '한국계'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올 때 김혜성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예정이었던 까닭. 이를 김혜성은 '실력'으로 입지를 바꿔냈다.
김혜성은 에드먼이 빠진 기간 동안 공·수·주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고, 에드먼이 복귀하게 됐을 때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12년차 베테랑 크리스 테일러와 결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에드먼이 돌아오더라도, 김혜성에게 꾸준히 기회를 제공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에드먼이 돌아온 뒤 김혜성의 출전 빈도는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는데, 김혜성이 다시 무력시위를 펼치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일 뉴욕 양키스와 맞대결에서 김혜성은 오랜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적응에 큰 도움을 줬던 무키 베츠가 발가락 골절상을 당한 여파였다.
김혜성은 이를 완벽하게 살려냈다. 김혜성은 시즌 2호 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타석에서 4안타(1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을 기록했고, 다른 야수의 도움 없이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내고, 동시에 외야에서는 보살까지 기록했는데, 이는 1901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것이었다. 즉 김혜성이 최초의 기록을 작성한 셈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USA 투데이'의 나이팅게일이 다저스가 좌타 대타 자원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팬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바로 김혜성 때문이었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한 팬은 나이팅게일의 보도에 "그건 김혜성"이라며 다저스가 굳이 좌타 대타 요원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팬은 "콘포토가 있지 않나. 콘포토가 선발에서 빠지고, 김혜성이 선발이 된다면, 콘포토가 좌타 대타 자원"이라고 주장했고, 또 다른 한 팬은 "굳이? 달튼 러싱과 김혜성이 있다", "김혜성이 있는데도 아직 뭔가를 더 원하고 있다니…", "김혜성과 러싱이 있다. 다저스는 좌타 대타보다는 불펜 투수가 훨씬 더 필요하다"고 날선 반응을 내비쳤다.
연일 눈부신 활약에 팬들은 물론 미국 언론도 점점 김혜성의 편에 서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기록을 쓴 다음 경기(2일)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는데, 이를 두고 '다저스 웨이'는 "로버츠 감독을 이해할 수 없다. 미겔 로하스의 출루율은 0.244이며, 김혜성은 0.449(2일 기준)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라며 "김혜성은 수비에서 로하스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고, 타격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로버츠 감독의 판단을 비판했다.
이어 "기여도가 명확하지 않은 베테랑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주는 과거 습관으로 돌아가고 있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로하스를 오스틴 반스나 크리스 테일러처럼 대체 역할을 부여하고, 김혜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우선 순위만 바꾸면 된다. 김혜성 다음 로하스"라고 꼬집었다.
팬들과 미국 언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김혜성은 이러한 성원에 화답하는 4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멀티히트를 터뜨리고 시즌 5호 도루까지 손에 넣는 등 종횡무진 활약했다. 점점 잦은 출장으로 표본을 쌓아나가고 있는 김혜성. 23경기에서 21안타 타율 0.420 OPS 1.033의 성적은 김혜성을 벤치에만 놔둘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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