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정확히 1년 전 오늘(2024년 6월4일) 지휘봉을 잡고 데뷔전을 치렀다. 두산 베어스는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 궁금하다.
두산이 이승엽 전 감독의 사퇴의사를 접한 건 2일이었다. 구단은 이승엽 전 감독의 퇴진을 받아들이면서 조성환 퀄리티컨트롤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아울러 박석민 코치의 퇴단, 기존 코치 7명의 보직 및 소속 변경, 주축멤버들의 2군행 등 비교적 발 빠르게 팀을 정비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굵직한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보통의 감독대행과 달리 강력한 카리스마를 뽐냈다. 어설프게 야구하지 마라, 인상 쓰지 마라, 허슬두를 되살려라,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도 포기하지 않는다 등등. 구구절절 현재 두산에 필요한 얘기였다.
단, 이상과 현실은 거리가 있었다. 두산은 3일 KIA전서 최근 안 좋은 흐름을 고스란히 이어가며 3-11로 대패했다. 이런 상황서 일단 조성환 감독대행이 시험대에 올랐다. 수년간 여러 구단의 감독 후보로 언급됐던 만큼, 자연스럽게 차기감독 가능성을 두고 구단의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흥미로운 건 1년 전 한화도 비슷한 시기에 감독 사퇴 및 교체 사태를 겪었다는 점이다. 한화는 2024년 5월26일 인천 SSG 랜더스전이 우천취소되자 최원호 전 감독의 사퇴를 최종 확정했다. 한화의 공식 발표는 5월27일에 이뤄졌다.
당시 한화는 51경기(21승1무29패, 8위)를 치른 시점에서 최원호 전 감독과 결별했다. 정경배 감독대행 체제로 6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6월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치자 김경문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김경문 감독은 6월4일 수원 KT 위즈전서 지휘봉을 잡고 한화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에만 87경기를 지휘했다.
두산은 58경기(23승32패3무, 9위)를 치르고 이승엽 전 감독과 결별했다. 일단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를 시작했으니 급한 불은 껐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향후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두산은 아직도 시즌의 절반이 조금 넘는 85경기가 남아있다.
두산은 2011년 6월 김경문 감독이 사퇴하자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완주했다. 그러나 비교적 긴 기간이었다. 잔여시즌 내내 어수선함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엔 어떤 선택을 내릴까. 조성환 감독대행에게 잔여 85경기를 모두 맡길까. 아니면 조성환 감독대행까지 후보군에 포함해 새 감독 선임작업에 나설까.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를 당장 접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후임감독에 대한 로드맵을 확실하게 수립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작년 한화의 경우 김경문 감독 체제로 비교적 빠르게 전환해 팀을 수습했다. 만약 김경문 감독이 올해 한화에 부임했다면 현재 한화가 2위로 순항할 수 있을까. 물론 가지 않은 길은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김경문 감독에게 작년 87경기는 한화를 파악하는데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운영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두산은 9위로 처졌지만, 아직 시즌을 포기할 시점이 전혀 아니다. 작년 한화의 사례처럼 감독대행 체제를 최소화하고 정식 감독을 재빨리 선임하는 절차를 밟아 현장에 확실한 안정감을 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만약 조성환 감독대행을 새 감독 후보에 넣는다면 검증의 시간을 갖고 결단을 내리면 된다. 참고로 작년 한화는 최원호 전 감독 퇴진 이후 일찌감치 새 사령탑 외부 영입으로 가닥을 잡고 프로세스를 밟은 끝에 김경문 감독을 영입했다.
두산도 차기감독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 85경기서 반전이 충분한데 감독대행 체제만 고수할 이유는 없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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