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올여름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와 '소주전쟁'이 6월 황금연휴를 겨냥해 나란히 극장가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 시작부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하이파이브'와 '소주전쟁'의 황금연휴 맞대결이 시작됐다. 당초 두 작품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개봉을 예고했지만, 모두 개봉일을 나흘 앞당겼다. 금요일 개봉으로 주말(31일~6월 1일), 대선 임시공휴일(3일), 현충일 연휴(6일~8일)까지 긴 연휴기간을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이파이브'와 '소주전쟁'은 개봉 전부터 극장가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두 작품을 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렸다. '하이파이브'는 2021년 촬영을 마쳤지만 주연 유아인의 마약 투약 논란으로 개봉이 2년 가까이 미뤄졌다. 특히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별다른 편집이 없었다는 소식에 '리스크를 안은 묵은 영화'로 비쳤다.
반면 '소주전쟁'은 기대작으로 꼽혔다. 감독 크레디트를 둘러싼 법적 갈등이 있었지만 소주라는 친근한 소재와 실화 모티브, 유해진과 이제훈의 조합이 큰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올해에도 최고 흥행작 '야당'의 주역이자 최근 3년간 높은 타율을 자랑하는 유해진, '협상의 기술', '탈주'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 중인 이제훈의 '보는 눈'이 흥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극장가는 치열한 전쟁터다. 특히 여름은 극장가 대표적 성수기로 본격적인 흥행 경쟁이 펼쳐지는 시기다. 지난해 여름(6월~8월) 개봉작 중 손익분기점 돌파는 '파일럿'(감독 김한결·누적 471만), '탈주'(감독 이종필·256만),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177만) 세 편 뿐이었다.
여기에 '하이파이브'와 '소주전쟁'보다 먼저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이하 '미임파 8')이 상륙했다. 두 작품의 개봉 전날인 지난달 29일까지 13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친절한 톰 아저씨'로 불리는 톰 크루즈의 높은 호감도와 30년 간 이어진 시리즈의 브랜드 파워가 흥행을 이끌 것으로 점쳐졌다.
역시나 막상 뚜껑을 열자 예상과는 다른 흐름이 펼쳐졌다. 개봉 첫날인 5월 30일 '하이파이브'는 7만여 관객과 만나 '미임파8'을 꺾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어진 주말(5월 30일~6월 1일)에도 총 38만334명을 동원하며 정상을 지켰다. 본래 개봉일이었던 6월 3일 대선일에도 17만명을 기록, 누적 관객수 64만명을 돌파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소주전쟁'은 다소 주춤한 출발을 보였다. 개봉 첫날 관객 4만6590명으로 3위에 그쳤고, 주말 역시 13만1646명에 불과했다. 특히 6월 3일에는 하루 3만명 수준에 그치며 박스오피스 5위까지 하락했다.
다만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개봉 2주 차 스코어가 개봉 주를 넘어서는 이른바 '개싸라기 흥행'도 있다. 올해 최고 흥행작 '야당'이 대표적 사례다. 이번 주에는 현충일(6일)을 포함한 연휴 후반이 남아있다. 여기에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드래곤 길들이기'(감독 딘 데블로이스)가 출격을 앞두고 있고, '미임파8'도 개봉 3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뒷심을 발휘할 여지는 충분하다.
흥행의 주도권을 쥔 '하이파이브'가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장기 레이스에 돌입할지, 초반 열세를 보인 '소주전쟁'이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복병과 '미임파8'이라는 강력한 경쟁작도 무시할 수 없다. 과연 올여름 한국 영화의 정면대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이번 연휴 관객의 선택에 달렸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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