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원' 체코 원전 최종 계약…한수원, 두코바니에 건설소 개소

2009년 UAE 이후 16년 만의 해외 수주 성과 달성
테믈린 3·4호기 추진 등 최대 4기 원전 건설 고려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은 4일(현지시간) 체코 신규원전 사업 발주사인 두코바니II 원자력 발전소(EDUⅡ)와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코 신규원전 사업은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두코바니 지역에 대형 원전 2기(두코바니 5·6호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약 26조원(4070억 코루나)이다. 한수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설계·구매·시공(EPC) 및 핵연료 공급까지 담당한다.

체코 원전 수주는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의 해외 수주 성과다. 한수원은 지난해 7월 체코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9개월 간 세부 협의 과정을 거쳐 지난달 7일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종 계약 체결을 하루 앞두고 경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최종 계약 금지 가처분 소송을 체코 지방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계약은 잠시 중단됐다. 이에 EDUⅡ와 한수원은 즉각 체코 최고행정법원에 항고했고, 가처분 파기 결정이 나옴에 따라 최종 계약이 성사됐다.

이번 사업은 체코 최대 규모 사업이자 체코의 에너지 안보 정책에 있어서 필수적인 사업으로 추진된다. 체코는 국가에너지·기후정책의 탈탄소화 전략에 따라 원자력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 4기의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두코바니 5·6호기 외에도 테믈린 3·4호기 건설도 추진한다.

체코 정부가 향후 5년 이내에 테믈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한수원은 발주사와 협상을 거쳐 테믈린 3·4호기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

한수원과 EDUⅡ는 착수회의를 개최한 이후 본격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돌입한다. 팀코리아로 참여한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연료,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는 각 참여 분야별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다.

체코 원전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국내 원전 산업계를 위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유자격 공급자 등록 절차, 보조기기 목록, 품질 및 기술기준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개최한다.

두코바니 현장에는 건설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향후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파견 인력을 선발하고 부지조사를 포함한 주요 사업초기 업무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EDUⅡ는 한수원과 협력해 발전소 설계, 인허가 및 각종 건설 준비 절차를 거쳐 2029년 두코바니 5호기 착공을 목표로 건설업무를 진행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국제적으로 다시 한번 입증된 쾌거"라며 "체코와의 협력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사업 이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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