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오늘 두산의 승리가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 대행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승리에 대한 갈망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면서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서 두산을 이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첫 승은 수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두산의 지휘봉을 잡고 처음 치른 경기에선 3-11로 패했고, 전날(4일)에도 3-8로 KIA에 무릎을 꿇으며 어느덧 4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경기 결과는 분명 아쉬웠지만, 패배 속에서도 얻은 수확은 있었다. 바로 최민석이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최민석은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75라는 압권의 성적을 거두며, 지난달 21일 SSG 랜더스전에 앞서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데뷔 첫 등판에선 4이닝 3실점(2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최민석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KT 위ㅈ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마크하며 첫 승을 수확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전날까지도 이어졌다. 최민석은 좀처럼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KIA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씩씩하게 던졌다. 특히 상대 선발 투수가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전혀 주눅들지 않는 투구를 선보였다. 이에 조성환 대행은 5일 경기에 앞서 "(최)민석이가 지금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허무하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 상황을 자초했던 것은 아쉬웠지만, 신인 선수가 5선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은 두산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음주면 '메이저리그 28승' 에이스 콜 어빈이 돌아오게 되는 만큼 최민석의 향후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성환 대행은 "두산 베어스로서는 젊은 선발 투수를 발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령탑은 전날(4일) 3-5로 근소하게 뒤진 7회초 무사 1, 2루에서 '베테랑' 고효준이 최원준을 3루수 번트 플라이로 잡아내자, 직접 마운드를 방문해 교체를 진행했던 이유도 밝혔다. 조성환 대행은 "주자 두 명이 나가 있었고, 어쨌든 2점의 간격은 유지하고 싶었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너무 절실했다. 그래서 고효준에게 '위기가 오면 최원준 한 명만 상대하자'는 말을 미리 했었다. 그리고 그 바람이 이루어지는 순간 내 몸이 먼저 반응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운드를 방문한 뒤 조성환 대행은 '아차!' 싶었다고. 그는 "너무 고마운 마음을 빨리 표현하고 싶어서 마운드에 올라가게 됐는데, 너무 섣불렀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투수들도 고생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베테랑으로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주는 것에 대해서 고마운 마음이 담겨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두산을 이끌게 된 후 아직 승리를 손에 넣지 못한 조성환 대행은 승리가 너무나도 간절하다. 개인을 위한 승리가 아닌 팀의 승리다. 조성환 대행은 '최원준이 아직 승리가 없다'는 말에 "지금까지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아서 승리를 못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공만 던질 수 있으면 승리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 문을 연 뒤 "최원준의 승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두산의 승리가 더 절실하다. 최원준의 승이 두산의 승리로 연결됐으면 좋겠지만, 선수의 승리보다는 오늘 두산의 승리가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김민석(좌익수)-김민혁(1루수)-박준순(3루수)-이선우(유격수)-여동건(2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신인급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라인업. 조성환 대행은 김민혁에 대해서도 이날까지 기회를 줄 뜻을 명확히 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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