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윤)도현이가 한 가지 생각해야 하는 것은…”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윤도현(21)은 요즘 데뷔 4년만에 처음으로 1군에서 꾸준히 출전한다. 작년에 1군에서 6경기에 나간 건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 이후였다. 큰 의미는 없었다. 7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까지 치른 16경기가 진짜다.
이범호 감독은 윤도현을 김규성, 홍종표, 현재 2군에 내려간 박민과 같은 레벨이라고 보지 않는다. 대수비, 대주자, 대타에 만족해야 할 선수가 아니라 확실한 자기 포지션을 찾아서 주전으로 거듭나야 하다고 본다. 지난 3년간 부상이 잦아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현장 지도자들은 딱 보면 감이 온다. 중, 고교 시절 괜히 김도영 라이벌이 아니었다.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초반 박찬호가 무릎 부상으로 빠졌을 때 윤도현을 유격수로 기용했다. 그러나 그 경기서 송구에 문제점을 발견했고, 2군에서 이를 해결하고 오라는 미션을 줬다. 윤도현은 현 시점에선 이 미션을 해결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범호 감독이 윤도현을 유격수나 3루수로 기용할 생각이 없다.
박찬호가 돌아왔고, 김도영이 없어도 패트릭 위즈덤이 3루를 보면 된다. 윤도현도 현 시점에서 송구 부담이 없는 2루수로 뛰는 게 본인에게도 좋고, 팀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마침 김선빈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졌고, 전반기 복귀가 불투명하다.
윤도현에게 완전히 판이 깔린 셈이다. 역시 타격 재능은 확실하다. 7일까지 16경기서 55타수 15안타 타율 0.273 4홈런 9타점 10득점 1도루 OPS 0.878 득점권타율 0.286이다. 최근 살짝 감이 좋지 않다.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7일 광주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16타수 무안타. 대신 삼진은 7개.
이범호 감독의 시선에는 윤도현이 벌써 견제를 받기 시작했다는 게 들어온다. 7일 경기를 앞두고 “잘 하려고 하는 마음이 크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야 하는 것은, 홈런을 많이 치면 투수들이 그만큼 어려운 공을 많이 던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도현이가 원하는 공을 투수들이 안 던지는 걸 참아야 다시 자기가 칠 수 있는 공이 들어온다. 그런데 지금 보면 투수들이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지는 경우가 많고, 도현이도 어려운 공을 치는 모습이 많다. 최근 한 15타석을 보면 자신이 원하는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오는 공을 친 게 거의 없다”라고 했다.
공격적으로 치는 자세는 좋지만, 배터리의 생각도 읽을 줄 아는 힘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아직 1군 경험이 일천한 윤도현이 계속 실전서 부딪히면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일이지만,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타자도 많다.
이범호 감독은 “의욕적으로, 공격적으로 치는 것은 알겠지만, 투수들이 본인을 상대할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좀 생각을 해야 한다. 코치들이 그런 부분을 얘기해주고 있다. 경험을 하면서 공부도 해야 한다”라고 했다.
단순히 자신의 타격만 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이범호 감독은 “그냥 본인이 갖고 있는 야구만 하면서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른 팀들은 굉장히 세밀하게 분석해서 들어온다. 공부를 더 하고, 준비를 더 해야 한다”라고 했다. 윤도현이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김선빈을 잇는 주전 2루수가 그냥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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