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KIA 김선빈은 대표적인 단타자다. 프로 데뷔 3년 동안 198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3루타는 5개에 그쳤다. 홈런은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그의 통쾌한 한 방이 터졌다. 김선빈은 지난 7일 한화와의 경기서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선빈의 홈런으로 KIA는 이날 한화에 8-3 승리를 거뒀다. 팀의 승리와 자신의 의미있는 기록을 동시에 만들어준 고마운 홈런이었다.
경기 후 김선빈은 지인들로부터 수많은 전화를 받았다. 김선빈은 "전화가 40통은 온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물론 가족들의 진심어린 축하도 이어졌다. 김선빈의 아버지는 '잘했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요란한 축하는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기쁜 마음이 담긴 문자였다.
홈런 친 다음날 구단으로 떡이 배달돼 오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와 친분이 두터운 지인이 김선빈의 첫 홈런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김선빈은 "삼촌(지인)께서 떡을 돌리셨다고 들었다. 내가 돌렸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계신데 사실이 아니다"며 웃었다.
공이 방망이에 맞고 직선으로 날아가던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다. 김선빈은 "치는 순간 '파울만 되지 말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1루로 뛰면서 공을 보는데 점점 멀리갔다. '뭐지?'하는 순간 담장을 넘어가더라"라며 생생한 당시의 느낌을 전했다. 그는 "후련하다고 해야 하나? 10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손맛을 보자 다음 타석에서도 뭔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을 내 휘둘렀지만 플라이에 그쳤다. 그리고 김선빈은 깨달았다. '이건 내 목표가 아닌데….' 욕심을 버리자 마음 먹은대로 공이 움직였다. 이후 김선빈은 2안타를 몰아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아직도 홈런 욕심은 없다. 그는 "내가 거포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안다. 나에게는 안타가 더 중요하다. 홈런이 욕심날 일은 없다. 열심히 치다보면 언젠간 또 나올 것"라고 말했다.
다음 시즌 목표도 뚜렷해졌다. 김선빈은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싶다. 대표적인 것들이 뜬공과 송구미스다. 캠프 때 열심히 해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 KIA타이거즈 김선빈]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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