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디펜딩챔피언 KIA타이거즈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KIA는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우승으로 이끌고도 이듬해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하는 씁쓸함을 안게 됐다.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롯데가 14일 SK를 꺾고 자력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KIA의 4강행은 물거품이 됐다. 하반기들어 4위 롯데에 2경기차까지 따라 붙었지만 상반기에 출몰한 갖가지 변수 덕에 순위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IA의 2년 연속 4강진출을 가로막은 원인들을 살펴봤다.
6월 18일 문학 SK전 - '에이스' 윤석민, 라커에 분풀이
KIA는 지난 6월 18일 문학 SK전부터 7월 8일 잠실 두산전까지 22일 동안 16연패를 당했다. 역대 최다 공동 연패 3위에 오른 기록이다. 그 시작은 윤석민의 자해 소동이었다.
윤석민은 18일 8회까지 1실점 호투했지만 추가점을 내준 뒤 강판됐다. 이후 KIA는 구원투수들의 부진으로 3-4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후 윤석민은 화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라커를 오른손 주먹으로 내리쳤다. 우완투수인 윤석민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윤석민은 이후에도 사구 후유증으로 공황장애 진단을 받는 등 힘겨운 시즌을 보내야 했다.
김상현은 지난 6월 25일 잠실 두산전서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쪽 발목을 접질러 교체됐다. 오른 무릎 수술을 받고 복귀한지 보름 만에 다시 만난 악재였다. 이후 홀로 남은 'CK'포 최희섭에게 모든 투수들의 견제가 쏠렸고,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지난해의 위용을 잃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빛나던 지난해 KIA는 총 156홈런을 쏘아올리며 SK와이번스(166개), 한화 이글스(164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최희섭과 김상현, 나지완의 활약은 절반 이상이었다. 올 시즌 KIA는 홈런 104개를 기록, 8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러 있다.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부재가 가져온 여파였다.
6월 30일 광주 SK전 - 로페즈 덕아웃 난동
팀이 11연패에 빠졌던 지난 6월 30일 광주 SK전서 아킬리노 로페즈는 화를 참지 못하고 덕아웃에서 의자를 집어 던졌다. 선발 등판해 7이닝을 8피안타 2실점(2자책)으로 막고 5-2 상황에서 내려왔지만 불펜 난조로 시즌 2승째가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초반 부진에 시달리며 1승7패를 안았던 로페즈의 분풀이였다. 지난해 14승(5패)을 올리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앞장선 로페즈였기에 더욱 아쉬운 일이었다.
로페즈의 부진과 함께 KIA의 올 시즌 용병농사는 바닥을 쳤다. 시범경기서 2게임에 나와 7이닝 3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기대를 모았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는 팔꿈치 수술로 개막 전 퇴출됐다. 이후 대체용병으로 온 매트 라이트 역시 2경기서 1패만을 거둔 채 허벅지 부상으로 짐을 쌌다. 마지막 카드였던 로만 콜론은 올 시즌 8승(7패)을 달성했지만 근육통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결국 지난해 각각 13승, 14승을 달성한 릭 구톰슨과 로페즈의 빈 자리는 누구도 메울 수 없었다.
[사진 = KIA 윤석민(위 사진), 김상현]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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