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부산 김경민 기자]“‘그저 부산 영화제를 찾아 기쁘고 한국이 좋다’ 얘기나 하겠지” 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미남스타 안도 마사노부(35)를 인터뷰 차 만나기 전 까지 가진 생각이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기간에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이 초청되면서 한국을 찾은 일본의 대표적인 미남스타 안도 마사노부를 부산의 한 영화관에서 만나기로 해 놓고 여느 해외 배우들이 그랬듯 진실한 이야기 보다는 다른 나라의 매체를 상대로 한 립서비스 정도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다소 곤란할 수도 있는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했고, 영화에 대한 열정은 국가와 언어를 뛰어 넘어 있었다.
기실 안도 마사노부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배틀로얄’에서 교복을 입고 산발한 머리를 하고 동급생들을 죽여나가는 ‘키리야마 카즈오’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또 ‘사토라레’에서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불행한 능력을 가진 ‘사토미 켄이치’의 모습은 그에게 한국에서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게 했다.
일본의 꽃미남 스타로 급부상 하던 그는 방향을 선회해 해외의 감독들과 작업을 같이하게 된다. 이번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은 내몽골 출신의 우얼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중국영화다. 이 뿐만 아니라 ‘매란방’, ‘사쿠란’ 등에서 단역을 감수하면서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모험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런 국제적인 활동을 생각하게 됐을까? 그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감독의 작품성과 그의 역할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 국가는 상관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내 작품선정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감독의 전작을 살펴보고 그의 연출스타일을 살펴보죠. 그리고 그 작품에서 내가 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가 중요합니다. 국가는 중요하지 않아요”
미남 배우로 자리 잡은 그에게 이 같은 모험은 의외였다. 조연을 감수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역이라면 상관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고 그의 목적은 영화를 계속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는 것.
“배우로 활동을 한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제가 작품을 하는건 좋은 감독,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게 중요하고요. 이미 대만, 중국 등의 아시아권 감독과 교류를 했습니다. 이제 문화라는 것에서 국가란 것이 상관 없어졌다고 봅니다. 일본의 경우 중국과 전쟁을 한 경험도 있지만 지금은 서로 이렇게 영화로 교류를 하고 있고요. 대만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네. 아직 변치 않았습니다. 저는 김기덕 감독이 불러 준다면 바다를 건너 언제든지 일본에서 달려올 수 있습니다. 김 감독은 8년 정도 전부터 3번 정도 만났는데, 감독자체도 좋고 그의 작품도 사랑하기에 언제든지 불러줬으면 합니다”
한 명의 배우가 이처럼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경우는 국내외를 통틀어 드문 일이다. 사실 일본의 영화 제작 시스템과 한국의 그것은 다른 것이 당연한 현실. 그에게 이 같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가를 묻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시스템이나 출연료 혹은 잦은 로케 등 다양한 외부요인이 있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연기자가 그런 고생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제가 김 감독의 작품에 출연을 하고 싶은 것은 작품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 벽을 넘어설 수 있는 자신이 있고, 그 과정에 어떤 경험이 있더라도 저는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배우로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인터뷰 중 안도 마사노부는 김기덕 감독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꼭 기사로 내보내서 김 감독이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였다. 국가를 뛰어넘어 한 명의 연출자와 배우로 한 작품에서 조우하고 싶다는 그의 굳은 의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성실하게 답하는 그에게 한가지 질문을 던졌다. “배우로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간단하게 답했다. “사랑(愛)입니다. 연출자와 현장의 사람들, 영화에 관계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연기라는 사랑으로 보답하고, 그 분들은 저에게 배우로 작품에서 빛나게 해주는 사랑을 줍니다. 저는 그런 환경을 사랑하고 영화를 계속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배우로 목표를 사랑이라 대답하는 안도 마사노부. 6년 동안 애타는 러브콜을 보내온 김기덕 감독과의 조우가 언제쯤 이뤄지고,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낼지. 그날을 기대해 본다.
[사진 = 부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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